
메타버스(3차원 가상현실) 발전이 인구 감소세에 들어선 한국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29일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김상균 교수는 "인구 감소는 경제 생산적 측면에서 매우 큰 장애 요인인데, 생각을 바꿔보면 제페토 등 한국 메타버스 플랫폼에 이미 3억명의 세계인이 들어와 있다"며 "그들이 그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한국 중심 세계관을 갖는 특이한 집단으로 변화할 것"이라 내다봤다.
'메타버스', '게임인류' 등 메타버스 관련 저서들을 집필한 김 교수는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가 서울 강남구 삼정호텔에서 개최한 회원사 포럼에 강연자로 나와 이러한 의견들을 밝혔다.
이번 포럼에서 김 교수는 최첨단 기술의 수용 과정을 담은 이론 '하이프 스테이지 모델'을 소개했다. 이 모델은 최첨단 기술의 시장 형성과정을 '초기 시장', '주류 시장', '후기 시장'으로 나눈다. 초기 시장은 다시 '혁신자'와 '초기 수용자' 단계, 주류 시장은 '전기 다수'와 '후기 다수' 단계로 쪼개진다.
김 교수는 "하이프 스테이지 모델에서는 신기술 이용자가 주류 시장의 '전기 다수'를 넘어가면 시장이 뒤로 후퇴하지 않는다고 한다"며 "세계 인구 78억명 중 인터넷이 닿는 공간에 있는 44억명, 그중 대략 7억명이 메타버스를 이용하면 이 전기 다수의 앞부분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페토' 이용자 수 3억명, 게임 '포트나이트' 이용자 수 3억명, '로블록스' 2억5000만명, '마인크래프트' 3억명 등을 합치면 겹치는 이용자를 고려하더라도 현재 메타버스 이용자 수는 7억명을 확실히 넘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7억명이 현재는 젊은 층에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그들이 빠른 속도로 사회 주역으로 올라오고 있다"며 "'후기 다수'에 진입하는 시기가 1년 뒤일지 2년 뒤일지 모르지만 준비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전세계 곳곳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인구 수가 이 기술이 주류 시장으로 안착할 것이라 전망할만한 수준까지 도달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김 교수는 스마트폰 다음으로 인간이 '내 몸의 일부'처럼 인식하고 '신체 자각 범위' 안에 들어갈 물건은 글라스(안경형 가상현실 접속기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메타버스 기술의 발전 방향을 알려면 앞으로 어떤 가상현실(VR) 장비가 나올지보다는 인간의 욕망이 어느 쪽으로 흘러가는지를 바라보는 게 더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인간의 욕심이 커가는 속도, 인간이 가진 탐험과 성취, 소통과 관련한 욕심이 지향하는 공간이 메타버스일 것"이라 덧붙였다.
한편,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는 전날 두바이에서 열린 '바이낸스 블록체인 위크(Binance Blockchain Week)' 기조연설에서 메타버스 비전을 소개했다.
이 프로듀서는 "우리는 프로슈머(생산자 겸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재창조하고 확산시키는 메타버스에 살고 있다"며 "프로슈머의 레크리에이션(재창조)을 촉발하는 강력한 글로벌 IP(지식재산권)를 어떻게 확보하고 만들 수 있을지가 문화창조 산업의 화두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저작권자ⓒ CWN(CHANGE WITH NEWS).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