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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치적 수사와 대증요법을 넘어서

신명호 과학기술평가예측센터 소장 기자 / 기사승인 : 2025-09-04 09: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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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른바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위해 거점 국립대에 전년의 3,956억원에서 4,777억 원을 증가시켜 8,733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반면에 거점 국립대 총장들은 서울대 수준의 교육 여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세 배 이상의 예산이 필요하다며 이재명 정부의 정책 의지를 평가절하하고 있다.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표명하는 정책적 목표와 정치적 수사, 지방 소멸과 함께 쇠퇴해 가는 지방 국립대학을 재건하려는 노력과는 별개로, 이재명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논의는 본질적인 의미에서의 교육개혁과는 동떨어져 있는 것 같다.

미국의 경제학자인 앨버트 허쉬먼은 “탈출, 항의, 충성심 (Exit, Voice, and Loyalty)”라는 책에서 퇴보하는 기업과 조직, 국가에서 구성원들의 반응을 분석했다. 국역 제목이 오히려 더 적확한데,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이다. 한국에서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인재들은 높은 연봉과 처우, 더 나은 연구환경과 미래 전망을 찾아 떠나고 있다. 지방 도시에서 서울과 수도권으로, 한국에서 미국을 비롯한 해외로, 자신이 나고 자란 공동체를 떠나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청년들은 “헬조선”을 이야기하면서 생활과 인생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쉽사리 찾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의 교육 관료들이나 교육 관계자들이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있는 사실이 한 가지 있다. OECD는 2018년 이라는 교육 보고서를, UNESCO는 2021년 <교육의 미래 2050>이라는 교육 보고서를 발행했다. 보수적인 OECD와 진보적인 UNESCO 모두 인류와 지구가 처한 위기, 그리고 대전환 시대에 대한 인식과 기존의 교육 실패에 대한 반성과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변혁적 교육론을 제기했다. 견딜 수 없는 불평등과 착취, 다양한 형태의 폭력의 행사, 사회적 결속과 인간 자유의 침해, 민주주의의 후퇴, 기후 위기와 환경 재해, 재앙적인 생물 다양성 손실, 바이오 기술과 인공지능에서의 기술 혁신으로 인한 파괴적 효과 등으로 인해 이 대로 두어서는 인류와 세계는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다는 것, 급격하게 변화하는 세계에서 새로운 해결책을 찾아야 하며 구조적 변혁이 긴급하고 절박하다고 강조했다. 위기와 전환에 대응하기 위한 협력적이고 집단적인 행위 주체성과 변혁적 역량을, UNESCO는 공동재로서의 교육에 대한 새로운 계약과 함께 협력과 협동, 연대에 기초한 상호의존성과 행위 주체성을 강조했다. 교육은 사회의 혁신과 변혁을 위한 기초이다. 세계의 교육계는 대전환 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교육 패러다임으로 변혁적 교육론을 제시하고 있다.

이제는 한국의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어떤 대학이념에 근거하고 있는 것인지 숙고해보아야 한다. 근대 독일대학은 훔볼트의 대학이념에 기초했고, 미국대학은 근대 독일대학의 이념과 제도를 받아들여 고유한 연구중심대학 이념을 형성했다. 미국의 연구중심대학 이념은 발전된 과학과 기술을 적극적으로 대학교육에 접목시키려는 과학주의, 모릴법(Morll Act)과 같이 지식의 실제적 응용과 교육의 기회균등을 촉진하려는 고등교육의 공교육 이념, 연방정부의 적극적 지원과 협력으로 연구와 개발을 최상으로 발전시키려는 연방주의, 학문적 자유를 기반으로 무한경쟁을 강조하는 상호경쟁의 원리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한국의 대학 이념은 지식생산과 공동체를 위한 봉사라는 고등교육의 사명에 기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한국의 고등교육은 자본주의를 지탱하는 권력과 기술의 복합체, 원형적 거대 종합기계의 부품들을 그 위계와 서열에 따라 만들어내는 데 철저하게 복무하는 국가장치로서 기능하고 있는 것 같다. 루이스 멈퍼드의 이야기대로 이 거대 기계는 사람들을 ‘뇌물’로 유혹한다. 개인들이 이 거대 기계의 체제에 확실하게 충성한다면 그들은 거대 기계가 보장하는 풍요로움이라는 기쁨과 특권을 누릴 수 있다. 중국의 인문학자 이중톈은 “중국의 지식 계층은 제자백가 이후 2,000여 년 동안 계몽적, 비판적, 저항적이기보다는 황제와 군벌에 타협하고 영합하여 관직과 봉록을 받으며 민중을 지배하는 데 협조함으로써 일신의 안위를 추구하는 종속 집단으로 기능해 왔다. 중국 지식인의 역사에서 민주, 인권, 공화라는 개념은 찾아볼 수 없고, 고등교육이란 제국의 관료를 생산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라고 일갈했다. 그러니 모두가 “입신양명과 금의환향”을 욕망하며, 초중등교육뿐 아니라 유아교육까지도 이 위계와 서열의 높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 즉 “요람부터의 대학준비과정”에 몰두한다. 한국의 대학이념이라는 것이 있다면, “거대종합기계의 위계와 서열에 따른 관료 부품과 경제성장 도구의 생산”일 것이다.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윤석열과 그를 지지하는 대한민국 엘리트들을 배출하는 대학을 10개 더 만들어서 그와 같은 자들로 대한민국의 엘리트들을 꽉 채우는 것이라면, 혹은 보편성과 객관성, 개방성, 투명성 등은 아랑곳없이 지역 토호와 그 종속 집단들의 폐쇄적 성채를 지역마다 만드는 것이라면, 이는 대전환 시대에 대한 대응은커녕 사회 발전에도 조응하지 못하는 “관료 부품과 경제성장 도구의 생산”이라는 기존의 전근대적이고 퇴행적인 대학 이념의 새로운 버전일 뿐이다. ‘도구와 부품’으로 육성된 인재들은 더 많은 권력과 더 높은 보상을 주는 곳이라면 뒤돌아보지 않을 것이다. 그들을 나무랄 수도 없다. 그렇게 가르쳤고 그렇게 키웠기 때문이다.

교육개혁은 테크니컬한 정책이나 행정적 조치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어리석어 보이고 한심해보일 지라도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교육이념, 대학이념을 확립하는데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후발 산업국가로서 영국을 추격하던 독일이 그러했고, 그 독일을 모방한 미국이 그러했던 것처럼 말이다. 우리의 대학이 직면한 과제는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데 있다. 

첫째, 대학 구조 개편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광역단위에서 통합과 연합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세계적 수준의 연구중심대학으로 도약해야 한다. 

둘째, 광역단위에서 대학원을 통합하여 연구 중심의 석박사 통합과정 일반대학원과 전문 직업을 위한 전문대학원으로 구분하여 운영하고 수월성·전문성 중심으로 지식생산과 전문 인력양성에 집중해야 한다. 

셋째, 대학은 지식 정보화와 고등교육의 대중화, 노동자 재교육과 평생학습 증진을 위한 개방대학 (Open University)의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대학 과정은 기회균등·지역균형·공교육 이념에 기반한 기초·기술· 교양 등의 보편적이고 개방적인 교육과정으로, 학점 은행제 학부 과정을 지역 일반 대중에게 개방하고 노동자 재교육 과정 및 평생학습 과정과 연계하며 디지털 뉴미디어를 활용한 온라인 개방대학으로 동시 운영함으로써 지식 기반사회 지역사회 평생교육의 중심기관이 되어야 한다. 

넷째, 광역단위 연합대학은 지역의 인력육성·기초연구·산업정책·국제협력·기술제휴의 중심이자, 문화와 정책의 요람으로, 위계적 일극체제에서 균형발전을 위한 분산적이고 수평적인 다원적 다극 체제로의 전환에 있어 광역단위 지역 혁신 클러스터의 중심으로 기능해야 한다. 

다섯째, 초중등교육과정은 수월성 중심이 아니라 대학교육을 이수할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고, 대입시험은 필수 과목 대상으로 대학교육을 이수할 능력을 평가하는 수준의 대학 자격시험으로 전환한다. 초중등교육과정의 목표를 보편 교육과 민주시민 교육으로, 위기와 전환에 적응하고 대응할 수 있는 행위 주체성과 변혁적 역량 형성 교육으로 확립해야 한다.

우리의 대학 이념은 지식생산과 지역공동체를 위한 봉사라는 고등교육의 소명을 새롭게 해석하여, 기회균등·지역 균형·공교육 이념에 기반한 개방형 연구중심대학 이념으로 확립될 필요가 있다. 돈과 권력은 자유, 창조, 연대를 위한 공간을 만들어주지 않는다. 자유, 창조, 연대를 위한 시민사회의 공간이 없다면, 대전환의 위기와 위험에 대한 대응도 혁신도 불가능할 것이고, 협력과 협동, 연대도 불가능할 것이다. 교육은 사회의 혁신과 변혁을 해낼 수 있는 사람들을, 즉 비판적이고 성찰적이며 대화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실천하는 주체들을 형성해 낼 수 있다. 인류학, 사회학, 생물학, 신경과학의 발견과 발전을 통해, 인간은 보다 근원적으로, 생물학적인 차원에서부터, 사회성과 지향성을 가진 동물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이제는 잘못된 이데올로기적 교육 이념들을 폐기해야 한다. 최악의 경쟁적인 교육 환경에도 불구하고, 협력과 연대의 모범으로, 세대를 통틀어 가장 진보적인 2030 세대가 등장했다. 교육개혁은 정치적 계산과 즉자적 대증요법에서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의 건강성과 회복탄력성에 대한 믿음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신명호 과학기술평가예측센터 소장

한국과학기술원 학사, 석사, 박사

現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

現 기계공학회 신뢰성부문 이사

前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 정책위원장

前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과학기술특별위원회 위원장

前 해병대 마린온 추락사고 민관군 합동조사위원회 민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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