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쿠팡 홈플러스 인수, 수년 전부터 제기됐지만 루머인듯”
국내 물류센터 준비하는 알리도 오프라인 확대에는 관심 낮아
![]() |
▲ 서울 목동에 있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점포 사진=뉴시스 |
[CWN 조승범 기자] 홈플러스를 운영하는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SSM)를 매각하기로 결정했지만, 경쟁사들은 선뜻 나서겠다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에도 오프라인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든 것과 경쟁사들도 주로 군살 빼기를 시도하는 시점이라는 것이 M&A 시장을 냉랭한 분위기로 이끌고 있다. 다만 이커머스 기업인 쿠팡과 알리익스프레스가 오프라인 매장을 확장하는 기회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MBK파트너스는 올해로 홈플러스 인수 10년째를 맞이해 내년이면 투자 만기가 돌아온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올해 초 홈플러스 대표이사로 부임하면서 홈플러스 매각에 시동을 걸었다.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모건스탠리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작업에 돌입했다. 이달부터 국내외 유통업체 10여곳에 개별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MBK에 인수된 이후 홈플러스는 순항하지 못했다. 홈플러스는 2021년과 2022년 각각 1335억원, 260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지난 회계연도(2023년 3월~2024년 2월)에도 영업손실 1994억원으로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전국에 310개 매장을 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지난해 1조 2000억원의 매출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경쟁사보다 강한 퀵머스 분야인 온라인 즉시배송 사업을 통해 최근 2년간 연평균 80%대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현재 이마트, 롯데마트, GS더프레시 등이 잠재적인 인수 협상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지만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선뜻 인수하기에는 쉽지 않은 상황으로 알려졌다.
우선 롯데마트는 코로나19 이후 효율화에 집중하면서 점포를 줄여왔다. 이마트는 박채양 대표이사 취임 직후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 통합 작업을 추진하는 등 조직 슬림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CWN에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와 관련해서 여러 문의가 들어왔지만 이마트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와 관련해서 어떠한 이슈도 없는 상황”이라며 “MBK파트너스 측과도 어떠한 접촉도 없었다”고 밝혔다.
GS리테일은 2021년 7월 컨소시엄을 꾸려 배달 애플리케이션 요기요를 운영하는 위대한상상에 투자했지만 요기요는 최근 쿠팡이츠에게도 밀리면서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또한 반려동물 전문 쇼핑 플랫폼 어바웃팻과 푸드스타트업 쿠캣 등 인수를 위해 자금을 투입했지만 성과가 부진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에 적극 나서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쿠팡과 알리익스프레스 등 국내외 이커머스 기업들도 인수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오지만, 해당 업체들은 오프라인 매장 인수와는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쿠팡은 향후 3년간 국내 물류망 구축에 3조원대 추가 투자를 진행해 알리,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와의 경쟁에 집중할 방침이다.
특히 쿠팡의 경우 홈플러스 인수설이 2021년부터 들리기 시작했으나 업계에서는 쿠팡의 이커머스 사업 분야와 오프라인 매장 확대는 사업 방향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쿠팡이 홈플러스를 인수한다는 소식은 루머로 취급하고 있다.
알리도 국내 물류센터 구축, 셀러 영입, 소비자 보호 등에 1조5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며, 오프라인 매장 구축에는 그다지 관심이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CWN 조승범 기자
csb@cwn.kr
[저작권자ⓒ CWN(CHANGE WITH NEWS).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