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한 내달 19일까지…한도 초과 여부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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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이 27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
[CWN 소미연 기자]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합병한다. 27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임시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이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됐다. 이날 참석 주주의 85.75%가 합병안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합병건은 주주총회 특별 결의 사항으로, 참석 주주 3분의 2 이상과 발행 주식수 3분의 1이상이 찬성해야 승인된다. 이를 훨씬 뛰어넘어 대다수 주주들이 이번 합병안에 찬성했다는 점,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와 글래스루이스의 권고에 따라 외국인 주주 역시 찬성률 95%를 기록했다는 점에 회사 측은 고무적인 분위기다.
합병법인은 오는 11월 1일 공식 출범한다. 자산 100조원, 매출 88조원 규모의 초대형 민간 에너지 기업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도 최대 규모로 평가된다. 그만큼 에너지 포트폴리오 경쟁력도 강화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의 석유·배터리사업에 더해 SK E&S의 액화천연가스(LNG)·재생에너지 사업 등이 결합돼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요구에 대응한 에너지 솔루션 패키지를 제공하는 회사로 성장해 나갈 계획이다.
합병에 따른 안정적인 재무 및 손익 구조 구축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LNG, 전력과 같은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SK E&S를 통해 회사 수익의 안정성이 높아지고, 큰 폭으로 상승된 합병회사의 수익력을 바탕으로 재무건전성이 강화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만 2030년 기준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2조2000억원 이상을 예상하고 있으며, 전체 EBITDA는 20조원 달성이 목표다. 앞서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각각 1조9039억원, 1조331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변수는 남았다. 합병에 반대한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여부와 그 규모가 발걸음을 무겁게 한다. SK이노베이션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예상대로 이날 합병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이유였다. 만약 국민연금이 보유 지분(6.2%) 전량에 대해 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SK이노베이션은 6817억원을 매입해야 한다. 여기에 일반주주도 가세하면 1조원에 육박한다. 반대표를 던진 주식 수 합계는 총 824만4399주로, 전체 매수 시 9229억원이 필요하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SK E&S와 합병 결정을 공시하면서 주식 매수 예정가격을 1주당 11만1943원으로 제시, 주식매수청구권 한도를 8000억원으로 설정했다. 한도 초과 시 계약 해제나 합병 조건 변경도 명시했다. 이와 관련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예상 범위 이상으로 매수청구권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한도가 초과된다면 이사회와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수청구권 행사 기한은 내달 19일까지다.
실제 합병 무산 가능성은 낮다. 한도가 초과되더라도 내부 현금이 1조4000억원 이상인 만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주총에서 확인된 압도적 찬성률은 합병 정당성에 무게를 싣는다. 주가 흐름도 긍정적으로 해석된다. 이날 SK이노베이션의 종가는 10만9800원에 마감했다. 전날보다 3300원 오른 금액이다. 매수청구권 행사 가액과는 2143원 차이다. 차익 실현이 크지 않다면 합병 효과에 기대를 걸지 않겠느냐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날 박 사장은 "회사의 장기적인 안정과 성장의 토대가 될 이번 합병이 순조롭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합병 완료 이후 다양한 주주친화 정책을 적극 검토해 실행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CWN 소미연 기자
pink2542@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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