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격전지 CXL 선점 및 파운드리 고객사 확보에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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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DS부문이 글로벌 전략회의가 지난 26일 화성사업장에서 전영현 부회장의 주재로 열렸다. 사진=삼성전자 |
[CWN 소미연 기자] 삼성전자 DS부문이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반도체 위기 타개책을 논의했다. 회의는 DS부문장인 전영현 부회장이 직접 주재했다. 지난달 삼성 반도체 구원투수로 등판한 뒤 처음으로 전략회의를 주재했다는 점에서 '전영현표' 쇄신안과 묘수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DS부문은 업황 회복으로 올해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지만 AI 산업에 대한 대응이 뒤쳐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쟁사에 HBM(고대역폭메모리) 주도권을 뺏긴 게 일례다.
따라서 이번 회의를 기점으로 삼성전자가 AI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새판짜기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 지난 26일 열린 회의에선 메모리, 파운드리, 시스템LSI 사업부 순으로 사업을 점검하고 하반기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 인원은 확 줄였다. 통상 100명이 넘은 인원이 회의에 참석해왔으나, 이번엔 필수 인력만 모였다. 참석자의 집중도를 높이고 깊이 있는 토론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기 위해서다.
회의 분위기는 다소 무거웠다는 후문이다. 기술적 강점을 가진 메모리 사업마저도 경쟁사에 밀리는 상황에 대해 자성의 목소리가 이어졌던 것이다. 이와 관련 전 부회장이 관료적 조직 문화를 지적하고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부회장은 취임 후 한 달 동안 HBM 개발 계획과 추진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점에 대해 보고를 받고, 이를 바탕으로 중단기 계획을 새로 마련하는데 집중했다. 뉴플랜은 이번 회의에서 논의 테이블에 올랐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해석이다.
삼성전자는 HBM 5세대 제품인 12단 HBM3E의 엔비디아 퀄 테스트(품질검증)를 진행하고 있다. 퀄 테스트를 통과해야 본계약 절차를 밟게 된다. 시장 선두를 놓친 데 만회를 위해선 HBM 큰손인 엔비디아 납품이 필수적이다. 전망은 밝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직접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을 언급하며 "3사 모두 우리에게 메모리를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이르면 올 하반기에 공급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회의에선 차세대 HBM으로 꼽히는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개발 전략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CXL은 고성능 서버 시스템에 중앙처리장치(CPU), 가속기, D램 등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첨단 인터페이스다. 삼성전자는 최근 글로벌 오픈소스 솔루션 기업 레드햇이 인증한 CXL 인프라를 업계 최초로 자체 연구시설에 구축했다. HBM 이후 새로운 격전지가 될 분야를 빠르게 선점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파운드리 부문은 양산 공정 로드맵과 목표 수율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양산이 예정된 2세대 3나노 공정 수율 목표를 업계 1위 TSMC와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게 목표다. 목표 수율은 60%다. 독자 공정인 GAA(게이트올어라운드)를 적용해 핀펫 기술 대비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고객사 확보는 계속 풀어가야 할 과제다. 삼성전자는 아직 3나노 이하 선단 공정에서 주력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했다. 전 부회장은 "저는 부문장인 동시에 여러분들의 선배"라며 임직원들을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CWN 소미연 기자
pink2542@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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