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드그룹 비롯 패션업계 입점 제안 활동으로도 분주
‘패스트패션 강자’ 등장에 토종 업체들 전략짜기 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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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쉬인이 국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내세운 브랜드 ‘데이지’의 글로벌 앰버서더 배우 김유정. 사진=쉬인 |
[CWN 조승범 기자] 중국 패션 플랫폼 쉬인이 오프라인 매장을 기반으로 한 국내 진출을 예고했다. 먼저 성수동에 팝업스토어를 열고 소비자 반응을 살필 예정인데, 이로 인해 국내 패션 플랫폼 등 관련 업계에 긴장감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쉬인이 입점을 추진하는 국내 패션 기업 중에 올해 연말까지 백화점·대형 쇼핑몰을 중심으로 20개 매장을 오픈 준비 중인 폰드그룹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폰드그룹 관계자는 CWN에 “현재까지 쉬인과 공식적인 접촉은 없었다”면서도 “현재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법인을 통해 브랜드를 시범적으로 판매 중이며, 쉬인과도 협력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쉬인은 팝업스토어 오픈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쉬인이 선보이는 팝업스토어는 오는 6일부터 14일까지 운영하며, 성수역 4번 출구와 가까운 서울 성동구 연무장길 인근에 자리잡을 계획이다. 이같은 단기 매장 운영을 통해 쉬인이 국내 마케팅을 본격화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이와 관련, 쉬인 팝업스토어 대행사 관계자는 “사실 비밀리에 진행하고 있었는데, 최근 팝업스토어 진행 여부를 묻는 연락이 쏟아져 당황스러운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이는 쉬인의 한국시장 본격 진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는 것을 방증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패션시장에서 성수동이 가장 주목받는 곳이라는 것을 쉬인이 시장조사를 통해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며 “쉬인의 국내 상륙이 얼마나 큰 파급력을 미칠지 파악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쉬인은 지난 2022년 12월 한국 법인을 설립한 뒤 지난해 8월부터 소셜미디어(SNS)를 통한 마케팅만 펼쳐왔으나, 최근 쉬인은 배우 김유정을 내세워 서브 브랜드 ‘데이즈’ 홍보에 나서는 등 보다 공격적인 행보에 나선 모양새다. 앞서 지난달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4월 한국 전용 홈페이지를 열고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며 “앞으로 마케팅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급성장한 쉬인은 5달러 스커트·9달러 청바지 등 저렴한 제품으로 미국과 유럽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현재 중국을 제외한 150여개국에서 패스트패션 중심의 제품을 판매 중인데, 지난해 순이익은 20억달러를 기록했다. 세계적인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즈’는 오는 2025년 쉬인의 매출 규모는 585억 달러까지 확대돼 자라와 H&M을 합친 매출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쉬인과 피하기 힘든 경쟁 관계에 놓이게 된 무신사·에이블리·지그재그·W컨셉 등과 같은 업체들로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알리·테무 사례처럼 자본력에서 C커머스(중국 전자상거래 업체)가 더 우세하다”며 “의식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 국내 경쟁사들은 각자가 지닌 고유의 강점을 고도화하는 방향으로 대응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각 업체들은 ‘패스트패션 절대 강자’로 손꼽히는 쉬인에 맞서기 위한 대응 전략에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쉬인에 대한) 대응책을 만드는 것보다는 현재 우리가 집중하고 있는 인공지능(AI) 개인화 추천 알고리즘 등을 더욱 잘 꾸리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W컨셉 관계자도 “디자인이나 품질 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경쟁력 있는 패션 브랜드를 지속 발굴하겠다”고 했다.
CWN 조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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