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디에프도 영업익↓…한중 항공 노선 회복에 기대 내비쳐
올 1분기 흑자에도 웃지 못하는 신라免 “나름 의미있지만 불안”
![]() |
▲ 지난 1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구역 모습 사진=뉴시스 |
[CWN 조승범 기자] 국내 면세점 산업이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롯데면세점이 비상경영을 선언했다.
최근 중국인 큰손들이 한국 면세점 대신 자국 면세시장에서 소비를 크게 늘리고 있는 것이 요인으로 지목된다. 또한 고환율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 객단가도 크게 줄어드는 것은 물론 방한 외국인들도 면세점 대신 가성비 높은 상품을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국내 면세 업계는 코로나19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비상경영 체제를 선언했다.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는 전날 사내 게시판을 통해 “코로나 이후 힘든 시간을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견뎌왔지만 고물가·고환율, 그리고 외부 환경의 급격한 변화 등으로 성장이 멈췄고 수익성은 악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선제적인 비상경영 체제 전환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의 기반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경영 상황 개선을 위해 △고강도 사업부 구조개선 △상품 원가 및 경쟁 비용 통합 관리 △조직 슬림화 △전 임원 급여 20% 삭감 △전사적 인력 구조조정 등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롯데면세점은 비상경영의 첫 단추로 지난 19일 잠실 월드타워점 타워동 매장 면적 축소를 결정했다. 월드타워점 타워동 매장은 중국인 관광객과 방문객이 증가하면서, 지난 2017년 6월 전체 면적의 35%인 4599㎡ 규모로 확장 오픈했다. 그간 지역 특산물과 중소기업 상품 등을 판매해왔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CWN에 “이번 비상경영 선포는 내부적으로 비용을 절감해 시장이 어느 정도 회복됐을 때 다시 사업 추진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현재 가장 큰 걱정거리는 중국의 경기 침체가 심해지면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에서 지갑을 좀처럼 열지 않는 등 면세점 업황이 전반적으로 침체돼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면세점 업계는 주요 고객층인 중국인 관광객들이 자국 내 하이난성에 있는 12개 면세점 밀집 지대로 몰리는 등 주요 고객층을 중국에 뺏기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고 보고 있다. ‘중국의 하와이’로 불리는 하이난성에는 두 번째로 큰 면세점이 17개 축구장 면적과 맞먹고 성수기에 하루 평균 7만명에 달하는 관광객이 찾아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파로 신세계디에프는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5% 줄어든 4867억원, 영업이익은 70% 줄어든 72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는 지속적인 인천공항 트래픽 증가와 순차적 매장 오픈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의 1분기 매출은 2405억원으로 전년 대비 28%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52억원으로 105억원이 개선됐다.
신세계디에프 관계자는 “국내 면세 업계가 펜데믹 여파에서 완전 회복된 것은 아니다”며 “한중 항공 노선이 회복되면, 올해 하반기나 내년부터 기대할 만하다”고 내다봤다.
반면 신라면세점의 경우 올해 1분기 매출은 증가했으나, 해외 공항 임차료 부담이 지속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호텔신라 면세점 매출은 1분기 830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9억원으로 77% 급감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 침체기가 장기화되고 이렇다 할 반등 모멘텀이 없었지만 올해 1분기 흑자를 기록했다”며 “이런 사례는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는 지적보다 더욱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과거처럼 중국인 단체관광이 빨리 늘어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단체 관광객이 면세 쇼핑을 주도하기 때문에 업황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조심스레 기대감을 드러냈다.
CWN 조승범 기자
csb@cwn.kr
[저작권자ⓒ CWN(CHANGE WITH NEWS).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