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사업 외 국내 가맹점들도 ‘사법 리스크’에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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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영인 SPC 회장(오른쪽)과 방한한 마리오 파스쿠찌 회장이 파리바게뜨 매장을 둘러보고 있는 모습. 사진=SPC그룹 |
[CWN 손현석 기자]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결국 구속됐다. 이로써 SPC는 ‘수장 공백’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하게 되면서 그룹의 중점 추진사업인 글로벌 사업에 큰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여기에 SPC 산하 브랜드와 계약을 맺고 자영업자들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중앙지법의 남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5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를 받는 허 회장에 대해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허 회장은 SPC그룹 자회사인 PB파트너즈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에게 탈퇴를 종용하고 사측에 친화적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을 지원한 혐의를 받는다.
허 회장은 사업상 일정 등을 이유로 세 차례에 걸쳐 출석을 불응한 뒤 지난달 25일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았으나 가슴 통증을 이유로 1시간여 만에 귀가했다. 이후에도 건강상 이유로 검찰 출석에 한 차례 응하지 않았고, 결국 지난 2일 서울의 한 병원에서 체포돼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됐다.
검찰은 지난달 허 회장 조사에 앞서 황재복 SPC그룹 대표를 허 회장과 같은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이에 따라 허 회장이 적극적으로 추진하던 글로벌 사업은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허 회장은 지난 1994년 회장 자리에 오룬른 뒤 해외 진출에 대한 의지를 수차례 드러내왔던 게 사실이다. SPC를 대표하는 브랜드인 파리바게뜨는 중국, 미국, 프랑스, 베트남 등 10개국에서 매장 560여개를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이탈리아 진출을 선언하기도 했다. 지난달 24일 허 회장은 방한 중인 이탈리아 커피 브랜드 ‘파스쿠찌’의 창업주 3세인 마리오 파스쿠찌 회장과 만나 ‘이탈리아 내 파리바게뜨 마스터 프랜차이즈’를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밖에 SPC는 사우디아라비아, 말레이시아 등 이슬람권 국가는 물론 아프리카 지역까지 진출한다는 계획을 잇따라 공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글로벌 사업뿐 아니라 파리바게뜨나 배스킨라빈스 같은 브랜드 가맹사업에도 빨간불이 켜질 공산이 크다. 오너 사법 리스크는 기업 이미지 훼손과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한 데다 자칫 소비자 주도의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SPC는 현재 파리바케뜨를 비롯해 배스킨라빈스, 던킨, 파스구찌 등 여러 브랜드에 걸쳐 총 6000여개에 달하는 전국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SPC는 이날 허 회장의 관련해 “고령(74세)인데다 건강도 안 좋은 상황이라 안타깝고 걱정된다. 앞으로 전개될 조사와 재판 과정에 성실히 임할 예정”이라는 입장문을 냈다.
CWN 손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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