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미얀마에서는 힘겨운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군부의 독재에 맞서 많은 시민이 투쟁하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폭력과 함께 인터넷 차단이라는 방법까지 동원해, 시위대 진압에 나서고 있다. 그런데, 군부가 인터넷 차단 이외에 또 다른 기술적인 요소도 동원해 시위대를 억압하려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미얀마 군부, 스파이웨어 악용 시도
로이터 통신과 알 자지라는 미얀마 군부가 스파이웨어를 이용해, 군부 반대 세력과 시민을 감시하려 했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군부는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키기 전부터 현지 통신사와 인터넷 서비스 제공 업체에 스파이웨어 설치를 명령했다. 군부가 반대 세력은 물론이고 시위대 진압은 물론이고, 향후 군부 반대 세력이 더 등장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인터넷 차단과 함께 스파이웨어라는 카드를 꺼낸 것이다.
익명의 소식통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군부가 스파이웨어를 이용해, 통신사와 인터넷 기업의 도움 없이 독자적으로 시민의 통화 내용을 도청하고 문자 메시지와 이메일을 확인하며 위치 정보도 추적한다고 밝혔다.
사실, 미얀마 당국은 2019년부터 이동통신 부문에서 이른바 '합법적 도청'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그리고, 지난해 말부터 합법적 도청이라는 명목으로 스파이웨어와 같은 디지털 감시 툴 설치 압력을 행사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군부가 시위대를 기소하고자 스파이웨어로 통화 내역, 문자 메시지 전송 내역 등을 수시로 감시한다고 전했다.
다만, 미얀마의 감시 시스템 관련 소식에 정통한 다수 소식통은 모든 이동통신사와 인터넷 서비스 제공 업체가 스파이웨어를 설치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군부와 정보기관 모두 스파이웨어 외에 심카드 추적 과정도 함께 동원해, 통화 내역을 가로챈다. 이 때문에 많은 시위대가 수시로 심카드를 교체해, 군부의 감시를 피하고 있다.
스파이웨어, 다른 국가도 사용한다
한편, 미얀마 군부 이외에도 여러 국가의 정부 기관이 스파이웨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사례로 스파이웨어 다빈치를 언급할 수 있다.
2015년, 다빈치를 공급하는 이탈리아 소프트웨어 업체가 해킹을 당하면서 다빈치 고객사 명단이 대거 유출됐다. 당시 고객사 명단에는 이탈리아 경찰과 미국 연방수사국(FBI), 마약단속국(DEA), 모로코, 에티오피아 등이 포함됐다.
당시 많은 사람을 놀라게 한 점은 한국 '5163 부대'도 거액의 금액을 건네고 다빈치를 공급받았다는 사실이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도 정부 차원에서 국민을 불법으로 감시했을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저작권자ⓒ CWN(CHANGE WITH NEWS).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