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사회에서는 각자가 속해있는 조직이나 집단, 정치나 행정 안에서 진실을 알아도 침묵하고, 권력 남용과 부당함을 보아도 모른 척하며, 비겁함을 알고도 덮어주려는 사람들이 만든 서늘한 풍경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들은 ‘조직이나 국가를 위해’라는 말을 입에 담았지만, 실은 자신의 안위를 위해 진실을 묻어둔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지시하는 자리를 이어받거나 지속하기 위해 침묵하고, 자발적으로 가스라이팅 당하고, 진실 앞에서 눈을 감는 사람들. 그들이 모여 만들어낸 것은 연대가 아니라 방패다. 서로의 이익으로 뒤엉킨 욕심과 혹시나 자리를 놓칠까 하는 두려움이 낳은 방어의 카르텔이다.
그 방패는 자신의 무능을 숨기고, 양심을 막고, 책임을 가리고, 결국은 진실을 가둔다. 타인의 정당함과 창의성을 외면한 비겁함이 숨어 있는 것이다. 양심은 단 한 번의 타협으로도 흔들리기 때문이다.
진정한 지조는 자리를 지키는 데 있지 않다. 진실 앞에서 눈을 돌리지 않는 용기, 불의에 물들지 않으려는 마음, 그 단단한 내면이야말로 인간의 품격을 세우는 토대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조직의 품격은 진실을 향한 사람들의 눈빛에서 나온다. 이를 위해서는 서로를 일으켜 세우는 양심의 온도가 필요하다. 진실을 외면한 자리 위에 존엄은 없기 때문이다.
이제는 자리를 지키려 애쓰기보다, 또 다른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가고자 하는 길을 새롭게 만들어주는 '단 한 걸음'이 더욱 빛나는 시대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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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혜영 논설위원
현) 한양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현)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사회복지자원봉사 자문위원장
현) 정릉종합사회복지관 운영위원장
전) 광진구복지재단 이사장
전) 여성가족부 소관 농어촌육성재단 이사장
<자원봉사론> 3판 저자
<인간행동과 사회환경> 3판 저자
<그래서, 그래도 말단이고 싶다> 에세이집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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