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11일 워크아웃 개시 여부 결정할 듯

[CWN 우승준 기자] 정부와 채권단의 전방위적 압박에 태영그룹이 달라졌다. 태영그룹이 워크아웃 개시 조건인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전액 1549억원을 납부한 것이다. 하지만 태영그룹의 워크아웃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을 기하는 시선이 업계에 깔린 실정이다. 태영그룹이 어떤 추가 자구안을 공개할지 관심이 쏠린다.
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태영그룹은 이날 오전 11시쯤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중 잔여분인 890억원을 태영건설에 투입시켰다. 890억원은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의 딸 윤재연 씨 지분매각금인 516억원 중 300억원과 티와이홀딩스 자금 등을 합쳐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태영그룹은 지난 3일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하고 계열사인 에코비트의 매각을 추진해 매각자금을 태영건설에 지원하는 큰 틀의 자구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태영그룹이 당초 확약한 자금 1549억원이 아닌 659억원만 지원했음이 드러나 채권단의 반발을 샀다. 이 과정에서 태영그룹이 계열사 태영인더스트리 매각자금을 상거래채권 결제가 아닌, SBS를 보유한 티와이홀딩스 채무보증 해소한 정황도 포착됐다.
이에 정부도 주말사이 태영그룹의 태영건설 자금 투입을 압박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7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경영자가 자기 뼈를 깎는 고통스러운 일을 해야 한다”며 “경영의 책임은 역시 경영자가 져야 한다”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4일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신년인사회 때 “채권단 입장에서 보면 (태영건설이) 자기 뼈를 깎아야 하는데 남의 뼈를 깎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것”이라고 각각 비판했다. 태영그룹이 890억원을 신속 투입한 사연도 이러한 상황의 연장선상인 셈이다.
태영그룹이 1차 자구안을 이행함에 따라 워크아웃 협상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단 추가 자구안 내용에 따라 분위기는 다시 변할 수 있다.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최종 결정할 채권자협의회는 오는 11일 열릴 예정이며, 태영그룹의 추가 자구안은 이르면 이날 오후 발표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한편 태영그룹의 건설사인 태영건설은 약 9조원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을 갚지 못해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CWN 우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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