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10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을 작동시키기 위한 두개의 컴퓨팅 칩을 선보이며 미국 거대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첨단 기술 분야에 도전장을 던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화웨이는 이날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화웨이 커넥트 컨퍼런스'에서 서버에 설치돼 복잡한 AI 작업을 수행하기 위한 '어센드910'과 스마트폰 등에서 일상적인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어센드310' 등 두개의 칩을 선보였다.
어센드310은 이미 출시돼 있는 상태다. 어센드910의 경우 2019년 2분기 출시될 예정이다.
에릭 쉬 화웨이 회장은 이날 컨퍼런스에서 "컴퓨팅 파워는 AI의 근간"이라며 "우리는 보다 풍부하고 저렴한 컴퓨팅 성능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웨이는 고객에게 직접 칩을 팔기보다는 칩을 기반으로 한 패키지를 판매할 계획이다. 쉬 회장은 "이 칩은 서버, 모듈, 기존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을 통해 고객에게 판매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화웨이의 이같은 움직임은 미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첨단 제품의 국내 생산을 늘리려는 중국 당국의 노력과도 방향이 일치한다. 반도체와 AI는 중국의 제조업 육성 프로젝트인 '메이드인 차이나 2025'에서 핵심 분야에 속한다.
다른 중국 기업들도 AI칩을 생산하는데 많은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알리바바 홀딩스는 내년 AI칩 출시 계획을 밝혔고, 비트메인 테킅놀로지스와 캠브리콘 테크놀로지스도 이런 부품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딥러닝과 같은 고급 AI 프로세스를 처리할 수 있는 하이엔드 칩 시장은 미국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WSJ는 중국 기업들이 엔비디아, 인텔, 퀄컴 등과 같은 미국 기업들에게 도전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우선 저가 진입 전략을 사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술컨설팅업체 캐널라이스의 모지아 애널리스트는 "화웨이는 중국 국내에서는 새로운 부품 시장을 개척할 가능성이 높지만 세계 다른 지역에서는 경쟁상대를 밀어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화웨이가 인프라와 서버 사업과 마찬가지로 저가 진입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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