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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XR 헤드셋 '비전 프로'가 북미 외 해외 시장 출시를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안착에 따라 경쟁사들의 전략도 달라질 전망이다. 사진=애플 홈페이지 |
[CWN 소미연 기자] LG전자가 업계발로 전해진 메타와의 협업 중단·종료 소문에 고개를 저었다. 양사의 파트너십을 이어가며 확장현실(XR) 기기 개발을 추진한다는데 변함없는 방침을 밝혔다. 다만 기기 출시는 목표 시점보다 다소 늦춰질 수 있다. 지난 20일 LG전자 측은 "메타와 협업을 지속하고 있다"면서도 "시장 환경을 예의주시하면서 속도 조절을 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 XR 사업에서 메타와의 협력은 중요하다. 메타는 2014년 VR(가상현실) 헤드셋 개발업체 오큘러스를 인수한 뒤 제품 개발을 꾸준히 해 온 업계 최강자다. 2022년엔 북미 XR 헤드셋 출하량의 약 70%를 차지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기업과 일본 소니가 참전하면서 지난해 점유율이 50%대로 떨어졌지만 시장에서 영향력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LG전자가 메타와 손잡은 이유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HE사업본부 내 XR사업담당을 신설하며 신사업 추진에 본격 뛰어들었다. 특히 올해 2월 조주완 최고경영자(CEO)와 ㈜LG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고 있는 권봉석 부회장이 10년 만에 한국을 찾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를 만나 업계 화두인 AI를 비롯 XR 분야 협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목을 끌었다. LG전자와 메타는 내년 출시를 목표로 XR 헤드셋 공동 개발에 뜻을 모았다.
업계에선 실물 제품이 나오는 내년부터 XR 시장이 본격 개막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 182억달러(약 24조원)에서 2026년 357억달러로 시장 규모 확대를 점쳤다. 하지만 시장 환경은 녹록지 않다. 기대를 모았던 애플의 MR(VR·AR혼합) 헤드셋 '비전 프로'가 혹평에 시달리며 흥행에 실패했다. 도리어 기기의 폼팩터(형태)와 편리성, 가격 경쟁력, 콘텐츠 부족 등이 단점으로 부각됐다.
애플은 오는 6월 반등을 노리고 있다. 세계개발자회의(WWDC)를 기점으로 한국을 포함해 독일, 프랑스, 호주, 일본,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 비전 프로를 판매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북미 출시 4개월여 만이다. 팀 쿡 애플 CEO는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하기 때문에 기회는 있다"고 말했다. 향후 비전 프로의 성적표에 따라 경쟁사의 전략도 달라질 수 있다. 다시 말해, 신제품 출시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LG전자도 속도 조절을 택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2월 저커버그 CEO와 회동을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난 조 CEO가 '시장에서 나오는 것(제품)들을 반영하면 조금 늦춰질 수 있다'고 발언한 사실을 언급하며 "지금 당장 출시가 아니다. 빨라야 내년인데 고려할 사항이 많다보니 시기 조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조 CEO는 메타와 XR 기기 개발 협업을 공식화하며 "경쟁력 있고 차별화되는 제품을 내야 하기 때문에 빠르게 내는 게 맞느냐, (늦더라도) 제대로 내는 것이 맞느냐에 대한 논의를 했다. 콘셉트는 잡았고, 디벨롭(발전)을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LG전자와 메타는 지난 2년간 메타버스 영역에서 협력을 이어왔다.
CWN 소미연 기자
pink2542@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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