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열풍·메모리 감산 효과…"ASP 개선 통한 수익성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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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사진=뉴시스 |
[CWN 소미연 기자] "반도체 사업은 이미 올해 1월부터 적자에서 벗어나 흑자 기조에 접어들었다. 다시 궤도에 올라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말 그대로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이 자신했던 반도체 부문 흑자 전환이 올해 1분기 실적에서 증명됐다. 지난달 30일 공시된 삼성전자의 1분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1조9156억원, 6조6060억원이다. 전년 동기보다 12.82%, 931.87% 늘었다. 이 중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DS부문은 매출 23조1400억원, 영업이익 1조9100억원을 차지하며 호실적을 뒷받침했다.
삼성전자의 호실적은 DS부문의 흑자 전환이 주효했다는데 이견이 없다. DS부문은 2022년 4분기 27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뒤 2023년 4개 분기 내내 적자를 이어왔다. 영업손실액은 △1분기 4조5800억원 △2분기 4조3600억원 △3분기 3조7500억원 △4분기 2조1800억원으로 지난해 누적된 연간 적자 규모만 14조8700억원에 달했다. 적자 탈출은 5개 분기 만이다. 업계에서 기대했던 영업이익 2조원 달성에 조금 모자랐지만 모처럼 웃었다.
예고됐던 바다. 업계에선 AI(인공지능) 열풍으로 업황 회복 속도가 빨라진데다 메모리 감산 효과에 따른 D램, 낸드플래시의 가격 상승으로 실적 개선을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D램 평균판매단가(ASP)는 전분기 대비 10~20% 상승했고, 낸드플래시도 22~28%의 가격 인상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김재준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실적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생성형 AI로 촉진된 수요를 기반으로 고부가 제품인 HBM(고대역폭메모리)과 SSD(데이터저장장치) 비중을 늘리며 비트 출하량 확대보다는 ASP 개선을 통한 수익성 확보에 주력했고, 이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의 질적 성장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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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
재고자산평가손실 충당금 환입과 환율 상승도 흑자 요소다. 원화가 주요 통화 대비 전반적인 약세로, 전 분기 대비 전사 영업이익에 약 3000억원 긍정적 효과가 있었다는 게 김 부사장의 분석이다.
메모리 외 다른 반도체 사업은 실적 개선 속도가 더뎠다. 시스템 LSI는 주요 고객사 신제품용 SoC(시스템온칩), 센서 등 부품 공급은 증가했으나 패널 수요 둔화에 따른 DDI(디스플레이구동칩) 판매 감소로 예상보다 둔화된 흐름을 보였다. 파운드리는 주요 고객사 재고 조정이 지속되면서 매출 개선은 지연됐다. 다만 효율적 팹(FAB) 운영을 통해 적자폭은 소폭 축소됐다. 4나노 공정 수율 안정화, 주요 고객사 중심의 제품 생산 확대, 첨단 공정 경쟁력 향상으로 역대 1분기 최대 수주실적 기록을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비메모리 사업 수익성을 늘려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특히 파운드리는 2분기에서 전분기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2나노 설계 인프라 개발을 완료하고 14나노, 8나노 등 성숙 공정에서도 다양한 응용처에 제공되는 인프라를 준비해 고객 확보에 매진할 방침이다. 시스템LSI는 플래그십 SoC 및 센서의 안정적 공급에 집중하면서 첨단 공정 기반의 신규 웨어러블용 제품 출하도 준비할 계획이다.
메모리와 낸드는 기술 리더십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업계 최초로 개발한 5세대 'HBM3E(12단)'와 1b나노 32Gb(기가비트) DDR5 기반 128GB(기가바이트) 제품을 2분기 내 양산할 예정이다. 또 2분기 중으로 초고용량 64TB SSD 개발 및 샘플 제공을 통해 AI용 수요에 적기 대응하기로 했다. 업계 최초로 V9 양산 개시도 준비 중이다. 삼성전자는 "생성형 AI 관련 수요 견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일반(Conventional) 서버 및 스토리지 중심으로 메모리 수요 개선이 전망되고 시장 가격도 전반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요 대응과 시장 내 리더십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CWN 소미연 기자
pink2542@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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