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SK온·LG엔솔, 국내외 공장 건설…선순환 모색

[CWN 김정후 기자] 유럽연합(EU)의 배터리법 시행으로 인한 재활용 의무화에 국내 관련 기업들의 대처가 주목받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EU의 배터리법이 지난 18일(현지 시간)부터 시행되고 있다. 규정에 따르면 EU 내에서 탄소발자국 신고와 폐배터리 수거, 공급망 실사 등이 의무화된다. 휴대전화 등에 쓰이는 소형 배터리는 쉽게 분리·교체되도록 하며 전기차·LMT 배터리 및 2킬로와트시(kWh) 이상인 산업용 배터리에는 정보 조회가 가능한 ‘디지털 배터리 여권’이 도입된다.
국내 기업들은 배터리 원재료 재활용 기준에 주목하고 있다. EU는 오는 2031년부터 △코발트 16% △리튬 6% △납 85% △니켈 6%을 배터리 원재료 재활용 최소 비율로 적용한다. 2036년에는 △코발트 26% △리튬 12% △납 85% △니켈 15%로 올라간다. 이와 함께 오는 2027년까지 폐배터리에서 리튬의 50%, 코발트·구리·납·니켈을 90%씩 추출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사실상 배터리 재활용을 의무화하는 법안이지만 기업에 직접적으로 부담되는 건 내년부터로 전망된다. 법 시행 이후 시행령 격인 위임 규정 채택 등 절차가 남아 있고 사안별로 적용 시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적용 시점을 염두에 두고 점진적으로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SDI의 경우 지난달 울산 배터리 생산공장 건설에 1조원 규모 투자를 발표한 바 있다. 이 공장에는 배터리 생산부터 재활용까지 아우르는 체계를 갖출 예정이다. 또 삼성은 국내 최대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 성일하이텍의 지분 8.79%도 보유 중이다. 폐배터리를 성일하이텍에 공급하면 성일하이텍이 원료를 추출해 다시 삼성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협력하고 있다.
SK온은 성일하이텍과 폐배터리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다. SK온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은 이미 대전광역시 환경과학기술원 내에 시험 운영 단계인 ‘데모플랜트’를 완공했다. 이를 토대로 성일하이텍과 오는 2025년 가동을 목표로 국내 첫 상업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현재 고금리 상황 등으로 지연되고 있으나 사업 추진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기업과 손잡고 현지에 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건설한다. 공장은 폐배터리 가공 및 원재료 회수가 모두 가능하며 올해 말 가동 예정이다. 이와 함께 배터리 재활용을 포함한 자원 선순환 체계 구축에 나선다. 폐배터리를 재활용해 충북 오창 에너지플랜트에 ‘전기차용 충전 ESS 시스템’을 설치한 것이 그 일환이다.
이들 기업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와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활성화에 대해 의논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관계부처는 전압법 보완 등으로 실증 단계 수준인 재사용 배터리가 ESS 등 전기·생활용품으로 활용되도록 기업들을 지원할 것을 언급한 바 있다.
CWN 김정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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