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 속 선제적 대비도 '눈길'

[CWN 정수희 기자] 정부의 '택배 과대포장 규제'를 앞두고 관련 업계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친환경 추세에 맞춰 선제적으로 대응해 온 기업들이 있어 주목된다.
환경부에 따르면 오는 4월30일부터 '제품의 포장재질·포장방법에 관한 기준 등에 관한 규칙' 개정안이 시행된다. 환경 문제 중 하나로 꼽혔던 과대포장을 근절하기 위해서다.
제품 포장 규칙의 핵심은 택배 포장의 빈 공간을 50% 이하로, 자체 포장을 제외한 택배 포장 횟수를 한 번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그런데 규제 시행을 두 달 남짓 앞둔 시점에 가이드라인조차 마련되지 않아 일각에선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16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업계, 전문가와 계속 논의 중이나 의견 수렴과 수정 과정을 거치며 가이드라인 배포가 늦어지고 있다. 이르면 다음 달 가이드라인이 마련될 것으로 알려졌다.
규제의 본래 취지는 폐기물 발생에 따른 자원 낭비를 막고 환경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통계청이 지난 2022년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22' 보고서에 따르면 택배 포장재 등 '폐지류 기타' 배출량은 전년 대비 21.1%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이미 친환경 소재 포장과 택배 포장 효율화에 나선 곳들도 있다.
쿠팡은 종이 상자 포장을 줄이고 다회용 상자 비중을 늘렸다. 쿠팡이 배송하는 신선식품 10개 중 7개는 재사용이 가능한 '프레시백'에 담겨 고객에게 전달된다. 프레시백 사용으로 연간 40만장의 일회용 포장재 대체 효과를 내고 있다.
컬리는 기존에 사용하던 종이 포장재로 과대포장 논란이 일자 2021년 재사용 포장재인 컬리 퍼플박스를 도입했다. 퍼플박스 서비스 지역은 서울·경기·인천·부산·대구·울산에서 최근 충청권까지 확대했다.
CJ제일제당은 생분해성 소재 PHA를 적용한 비닐 포장재를 개발해 올리브영의 즉시배송 서비스 '오늘드림' 상품 포장에 도입했다. 이 포장재는 기존 비닐 포장에 주로 쓰이던 PVC(Polyvinyl chloride, 폴리염화비닐) 없이 생분해성 소재로만 만들어졌다.
CJ대한통운은 지난 달 물류센터에 상자 추천 시스템 '로이스 오팩'을 도입했다. 로이스 오팩은 포장 상품을 인식하고 가장 적합한 크기의 상자를 작업 근로자에게 추천해 준다. 회사 관계자는 "로이스 오팩을 통해 상품을 담은 상자 포장 공간 비율을 평균 36%까지 줄였다"고 밝혔다.
CWN 정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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