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LG 등 국내 기업들과 만나 협력 강화 나설 듯

[CWN 지난 기자] ‘반도체의 전설’로 불리는 짐 켈러 텐스토렌트 CEO(최고경영자)가 방한해 국내 기업과 협력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켈러는 오는 22일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그는 인텔에서 수석부사장, AMD에서 수석설계자를 역임하며 반도체 설계 분야의 전설적인 엔지니어로 불렸다. 애플 아이폰에 탑재된 ‘A칩’, AMD의 CPU(중앙처리장치) ‘라이젠’, 테슬라의 자율주행 반도체 등 고성능 반도체를 설계했다.
지난 2020년 인텔에서 퇴사한 켈러는 텐스토렌트에 합류해 AI(인공지능) 반도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캐나다 토론토에 본사를 둔 AI 반도체 스타트업으로 시장가치가 10억달러(약 1조 3000억원)에 달한다. 텐스토렌트는 한국지사를 설립해 국내 기업과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텐스토렌트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등과 협력 중이다. 켈러의 방한도 이들 기업과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텐스토렌트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부의 주요 고객이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텐스토렌트의 차세대 AI 칩렛(Chiplet)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칩렛은 여러 반도체를 하나의 패키지로 만든 반도체로 고성능 반도체 개발에 이용된다.
켈러는 지난해 11월 방한해 ‘삼성 AI 포럼 2023’의 기조 강연을 맡기도 했다. 당시 켈러는 삼성전자와 협력에 대해 “삼성전자는 AI 칩렛을 위한 최고의 파트너”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텐스토렌트의 설계 능력을 활용해 자동차뿐 아니라 로보틱스, 미래항공모빌리티(AAM)에 쓰일 반도체를 개발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투자도 진행했다. 지난해 8월 현대차그룹은 텐스토렌트에 5000만달러(약 650억원)를 투자했다.
LG전자는 프리미엄 TV와 차량에 쓰일 고성능 반도체를 개발하기 위해 텐스토렌트와 협력하고 있다. LG전자는 텐스토렌트의 향후 데이터센터 제품에 비디오 처리 기능을 제공하며 협력할 예정이다. 지난해 6월 LG전자는 “텐스토렌트와 기술 로드맵을 공유하며 협업의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켈러는 이번 방한을 통해 국내 기업들과 ‘AI 반도체’ 협력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반도체는 미국 엔비디아가 시장의 90%를 독점하며 높은 가격을 유지 중이다. 이에 챗GPT를 개발한 오픈AI를 중심으로 ‘탈(脫)엔비디아’ 반도체 생태계 조성이 추진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AI 반도체에 필요한 HBM(고대역폭메모리)를 생산하고 파운드리도 가능해, 엔디비아에 대항하는 기업의 핵심 협력사로 꼽힌다. 텐스토렌트도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4나노(nm) 공정 반도체를 양산할 예정이다. 텐스토렌트는 엔비디아를 능가하는 AI 반도체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텐스토렌트가 한국에 지사를 설립하는 것도 국내 기업들과 AI 반도체 개발을 협력하기 위한 방안으로 추정된다. 특히 대형 고객사 확보에 힘쓰고 있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에 기회로 작용할지 기대된다.
CWN 지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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