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악화에 일각에선 인력 감축 전망하기도

[CWN 김정후 기자] 정유 4사가 지난 2022년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지 1년만에 하락세를 맞이하며 다양한 문제에 부딪하고 있다.
15일 GS가 잠정실적을 발표하며 정유4사는 지난해 실적 공개를 마쳤다. GS칼텍스는 전년대비 57.7%가 감소한 영업이익 1조6838억원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 석유부문 영업이익은 8109억원으로 76.1%가 줄었으며 에쓰오일은 1조4186억원으로 58.3%, HD현대오일뱅크는 6167억원으로 77.9% 감소했다.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낸 2022년에 비해 절반 이상 줄었다.
지난 2022년의 실적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19 특수 혜택을 봤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전쟁으로 정제 마진이 상승하고 코로나19 영향이 줄어들면서 급증한 여행 수요로 수익성 개선을 이뤘다. 이 같은 요소가 지난해 실적에는 반대로 작용했다. 솟았던 유가가 제자리를 찾으면서 정제 마진이 함께 떨어진 것이다.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지난 2022년 당시 정치권에서는 횡재세 도입이 거론된 바 있다. 횡재세란 일정 기준 이상의 이익을 얻은 법인에 추가로 소득세를 징수하는 것을 말한다. 당시 발의된 법안에 따르면 회사는 소득금액이 직전 3개 사업연도 평균 소득금액보다 일정 수준 이상 많을 때 초과금액의 20~50%를 법인세에 추가 납부해야 한다.
이에 정유업계는 반발했다. 정치권에서 법안 발의와 함께 예로 든 미국의 경우 국내기업과 수익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또 미국 역시 오일쇼크 당시 유가가 상승하며 횡재세를 시행했지만 기업 투자 감소, 석유 공급 부족 등으로 폐지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지난해 실적 하락으로 업계의 반대가 현실이 된 만큼 횡재세 도입은 어려울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구조조정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정유 4사 중 하나인 에쓰오일은 지난해 1월 사무직만 해당됐던 ‘희망퇴직’ 대상을 생산직까지 늘린 바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구조조정의 성격이 아니라며 부정했지만 업계에서는 전분기 대비 하락했던 4분기 실적에 따른 인력 감축으로 분석했다. 올해 실적 하락에 따라 본격적인 감축을 진행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뒤따른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인풋 대비 아웃풋이라는 효율성 관점에서 전체적인 전략 방향을 재점검하고 경쟁력 강화방안을 도출해야 한다”며 “구성원 모두가 비효율적이고 낭비되는 것을 찾아내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1년만에 실적 악화에 부딪힌 정유업계가 산재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CWN 김정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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