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북미 대륙 일대 과학자 사이에서 태양의 활동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8월 26일(현지 시각), 태양 표면 일부 영역에서 폭풍 현상이 관측됐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과학계에서는 '태양 표면 폭풍'과 자기장이 일으키는 태양의 거대한 물질 방출 현상인 '코로나 질량 방출'의 피해를 우려하기 시작했다.
또, 미국 유력 경제지 포브스는 애플리케이션·기술·프로토콜 관련 연간 콘퍼런스인 SIGCOMM 2021의 발표 내용을 인용해, 태양 폭풍과 코로나 질량 방출이 자칫하면 전 세계 인터넷 장애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특히 북미 대륙이 태양 폭풍 현상의 여파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여 다른 곳보다 더 심각한 피해를 볼 가능성도 함께 언급했다.
인터넷, 태양 폭풍·코로나 질량 방출 피해에 취약해
코로나 질량 방출은 자기 폭풍 때문에 태양에서 대규모 폭풍 현상이 일어나면서 거대한 플라즈마 구름을 만든다. 이 때 분출되는 물질이 지구 전력망을 손상시킬 위험성이 있다.
SIGCOMM 2021에 참석한 다수 전문가의 설명에 따르면, 코로나 질량 방출은 전자기 유도를 통해 지구 표면에 지자기 유도 전류를 생성한다. 최악의 경우 인터넷의 중추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다행히도 기존 전력 그리드는 코로나 질량 방출의 피해를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인터넷은 태양 폭풍, 코로나 질량 방출 피해에 전혀 대비되지 않았다.
SIGCOMM 2021을 통해 발표된 어느 한 연구 논문은 "그동안 네트워크 연결 지원 부문에서 태양 폭풍, 코로나 물질 방출 이후 발생할 인터넷 장애의 위험성을 간과했다. 이에 대비하지 않는다면, DNS와 데이터 센터 등이 마비될 것"이라며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또, SIGCOMM 2021에서 다수 전문가가 태양 폭풍과 코로나 질량 방출 현상 발생시 전 세계 인터넷의 중추 역할을 하는 해저 케이블도 손상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러 국가와 도시에 내장된 광섬유 케이블의 손상 정도는 심각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비교적 길이가 짧고, 지하 깊은 곳에 내장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륙간 인터넷 연결을 지원하며 상대적으로 길이가 긴 해저 케이블은 심각한 수준으로 손상될 수 있다. 해저 케이블은 50~150km 간격으로 광신호를 증폭하는 리피터를 두고 도체를 사용해 전력을 공급한다.
북미 대륙, 다른 곳보다 피해 위험성이 큰 이유는?
대규모 태양 폭풍의 에너지 입자는 극지방을 통해 지구로 유입되며, 고위도 지역일수록 직접적인 피해를 받을 위험성이 크다.
이 때문에 아시아 지역은 피해 정도가 심각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대륙을 잇는 해저 케이블은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여러 방향으로 연결됐다. 따라서 해저 케이블 중 하나가 고장이 난 상황이라면, 다른 방향으로 연결된 케이블을 대신 이용해 인터넷을 공급할 수 있다. 물론, 인터넷 연결 속도는 더 느릴 수도 있다. 게다가 일부 전문가는 아시아 대륙의 해저 케이블 길이가 상대적으로 짧다는 사실에도 주목하며, 아시아 대륙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고위도 지역일수록 피해 위험성이 크다는 점에서 북미 대륙은 물론이고, 유럽도 마찬가지로 위험하다고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SIGCOMM 2021 논문 저자들은 유럽의 케이블이 북미 지역의 케이블보다 더 짧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피해 위험성이 적다고 설명한다. 만약, 태양 폭풍의 여파에 제대로 대비하지 않는다면, 장기간 인터넷 정전을 겪을 수 있다.
과거 태양 폭풍 피해 사례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1989년 3월, 태양 폭풍 때문에 캐나다 퀘벡 지역이 대규모 정전 사태를 겪었다. 당시 천문학계는 태양에서 강력한 폭풍이 발생하고 단 몇 분 뒤, 수십억 톤 규모의 구름 가스가 방출된 사실을 관측했다. 태양에서 발생한 폭풍 구름이 순식간에 지구로 유입하면서 단파 혼선 문제를 일으키면서 유럽부터 러시아까지 전파장애가 발생했다.
이후, 태양 플라즈마가 지구의 자기장에 타격을 주면서 북미 지역의 전력 장애와 퀘벡 지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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