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을 공유하는 SNS나 무심결에 봤던 광고 속에서 보았던 사람이 ‘진짜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해보았는가? ‘진짜 사람’보다 더 사람같은 이들의 정체는 ‘가상 인플루언서’이다. 가상 인플루언서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하여 3D 그래픽으로 구현된 ‘가상의’ 인물이다. 겉모습과 행동 모두 인간과 비슷하다. SNS에서 실제 사람처럼 자신들의 일상을 공유하고 소통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국내에 잘 알려진 가상 인플루언서로는 신한라이프의 ‘로지’, LG 전자의 ‘김래아’, 삼성 전자의 ‘네온’이 있다. ‘로지’(Rozy)는 싸이더스 스튜디오엑스가 만든 가상 인간이다. 로지 2020년 8월, 싸이더스 스튜지오엑스의 손에 처음으로 만들어진 후 4개월 동안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않고 인스타그램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다. 이후, 12월에 ‘자신이 가상 인간임’을 발표했다. 매우 세세하게 설정된 세계관 덕분에 현실의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특유의 패션 감각과 성격으로 MZ세대의 공감을 얻어 팬덤도 쌓아가고 있다.
‘김래아’는 서울에 거주 중인 23살의 뮤지션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뮤지션 답게 노래와 춤은 물론 실제로 인터뷰를 진행하거나 LG 전자의 IT 박람회 ‘CES’의 온라인 컨퍼런스에서 발표를 하기도 했다. 힙한 20대 인플루언서의 삶이라는 스토리텔링과 래아의 개발 과정은 그녀의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찾아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네온’은 삼성전자가 CES 2020에서 ‘인공인간’(Artificial Human)이라는 개념을 적용해 선보인 것으로, CJ와 신한은행 등에 차례로 공급되었다. 다른 가상 인플루언서들과 구분되는 점은 특정 성별이나 인종, 연령 등이 정해진 것이 없이 구현된다는 점이다.
사실 가상 인플루언서는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처음으로 시작되어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 시작은 ‘릴 미켈라’였다. 릴 미켈라는 미국 스타트업 브러드가 제작해, 2016년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릴 미켈라의 SNS 팔로워 수는 약 500만 명이다. 이러한 영향력 때문인지 미켈라는 샤넬, 캘빈클라인 등의 모델로도 활동했으며, 1년 동안 약 140억 원 정도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화제가 되었던 해외의 또 다른 가상 인플루언서로는 가구 브랜드 이케아의 모델 ‘이마’(Imma)가 있다. 이마는 3D CG와 사진의 합성으로 이루어진 가상 모델이다. 이케아는 분홍색 단발머리 소녀의 모습을 한 이마의 일상을 촬영한 영상을 유튜브를 통해 공개해 화제가 되었다.
이처럼 여러 가상 인플루언서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시공간적 제약에서 자유롭고, 나이를 먹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생활 문제도 없다는 등의 장점들이 있지만 윤리적 문제나 소비자와의 진정성 있는 소통의 문제에서 발현될 수 있는 단점들도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서 이들의 귀추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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