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은 독점과 각종 거짓 정보 유포, 사용자 데이터 수집 및 프라이버시 침해 등 각종 문제 때문에 끊임없이 정치인과 규제 당국의 비난을 받으며, 이와 관련된 사항 때문에 피소되기도 했다.
그러나 6월 29일(현지 시각), 미국 연방법원이 페이스북을 상대로 한 반독점법 위반 소속을 기각했다.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에, 미국 하원에서도 연방법원의 판결을 비판하며, 반독점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반독점 소송이 기각된 상황에서 페이스북의 반독점 행위를 막을 다른 방법은 없을까?
반독점 소송, 페이스북의 독점 막지 못한다?
글로벌 월간지 와이어드 기고가 시바 바이드야나단(SIVA VAIDHYANATHAN)은 연방법원이 반독점 소송을 기각하지 않고, 페이스북에 강력한 처벌을 내렸더라도 페이스북의 독점 행위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독점 소송도 페이스북의 독점 행위를 완전히 막기에는 부족하다. 테크 업계의 또 다른 대기업 구글의 사례를 살펴보자.
2018년, 유럽연합은 구글을 상대로 한 안드로이드 독점 금지 소송에서 50억 달러의 독점 금지 벌금을 부과했다. 또, 지난달, 프랑스 정부는 구글에 벌금 2억 2,000만 유로를 부과했다. 구글이 자체 광고 플랫폼인 '애드 매니저'를 통해 광고시장에서 지배적인 지위를 악용하면서 경쟁사에 피해를 주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벌금형 이후 안드로이드의 시장 독점 행위가 사라졌는가? 다른 운영체제의 점유율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고 해도 안드로이드의 독점적인 지위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페이스북을 제대로 견제하기 위해 별도의 법적 조치가 필요하다.
이 시점에서 통신품위법 제230조를 살펴볼 수 있다. 그동안 페이스북의 소홀한 콘텐츠 관리와 독점 문제와 함께 통신품위법 제230조의 법적 허점이 종종 언급되었다.
통신품위법 제230조는 여러 웹사이트 플랫폼이 제3자의 콘텐츠에 대한 책임 면제 권한을 주는 법률 조항이다. 사실, 통신품위법 제230조는 플랫폼에 게재되는 유해 콘텐츠를 제거하는 등 철저하게 관리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혜택을 주려는 목적으로 제정되었다.
그러나 페이스북, 트위터 등 다수 테크 기업은 해당 조항을 사용자가 게재한 유해 콘텐츠 관련 책임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악용해왔다. 많은 기업이 사용자를 비롯한 '제3자'가 게재한 문제성 콘텐츠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조항을 문제성 콘텐츠를 방치해도 상관없다고 자의적으로 해석한 탓이다. 통신품위법 제230조는 그동안 다수 SNS 플랫폼이 거짓 정보 유포 및 혐오 발언 확산 문제 퇴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통신품위법 제230조를 폐지하면 되는 것 아닌가?
물론, 어느 정도 페이스북의 행동이 변할 수는 있다. 그러나 콘텐츠 관리 문제에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던 페이스북이 갑자기 완벽히 책임감을 지는 등 180도 변할 확률은 매우 낮다.
페이스북의 태도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은 유통업계의 상황을 살펴보면 이해할 수 있다. 유통업계는 오래전부터 경쟁이 매우 치열했으나 아마존과 월마트 등 소수 대기업은 여전히 막대한 시장 지배력을 지니고 있다. 또, 다수 영세 기업이 위협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도 대기업과 영세기업 모두 똑같이 부패했으며, 탈세 행위와 노동법 위반 등 각종 위법 행위를 끊임없이 범한다.
이 때문에 통신품위법 제230조 폐지가 만능 해결책이 되지는 못하며, 페이스북의 행위를 제한하기 위한 별도의 규제가 필요하다.
페이스북의 독점 막을 방법 없을까?
반독점 소송과 통신품위법 제230조 폐지도 크게 효과가 없다면, 페이스북의 독점 행위를 막을 방법은 전혀 없는 것일까?
이와 관련, 바이드야나단은 사용자가 페이스북이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와 자체 플랫폼으로 유포하는 콘텐츠 자체에 기본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집단행동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마크 저커버그는 많은 사용자가 페이스북의 책임을 망각해, 유해 콘텐츠 관리 소홀 및 사용자 데이터 무단 수집을 통한 맞춤형 광고 제공 등 각종 문제 행위의 근본적인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자면, 페이스북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페이스북의 책임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페이스북이 위기에 처했다고 말할 수 있다. 페이스북의 전체 사용자 30억 명이 함께 페이스북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면서 연대하고, 페이스북에 책임 강화를 꾸준히 요구한다면 이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극우 세력, 테러 집단 등 페이스북에 각종 유해 콘텐츠를 게재하는 세력 상당수는 극소수 사용자에게서만 인기를 얻었다. 소수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를 방치한다면, 수많은 사용자가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페이스북을 떠날 수도 있다. 그와 함께 페이스북의 매출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 부분적인 이유로 많은 사용자를 두면서 광고를 더 많이 보여줄수록 경제적 이익을 취할 수 있다는 페이스북의 사업 구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그동안 자체 플랫폼에서 광고를 보여주면서 매출을 올렸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의 관심사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광고를 제공한다는 이유로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한 것이 문제가 되었지만, 페이스북 플랫폼에 더 많은 광고가 노출될수록 더 많은 광고 수익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페이스북 사용자가 페이스북의 문제에 집단으로 반발하면서 페이스북 사용을 중단한다면, 페이스북이 광고를 보여줄 수 있는 사용자 수가 자연스레 감소한다. 이 때문에 많은 기업이 페이스북이 큰 효과를 누리기 어려운 광고 플랫폼이라고 판단하면서 페이스북 광고 게재를 중단할 확률이 높다. 결과적으로 페이스북의 광고 수익 감소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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