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세계적 테크 기업, 애플이 최근 신문의 지면을 도배하고 있다. 보통 자사의 새로운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공개할 때마다 일어나는 현상이지만, 최근에는 전기차 관련 소식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새롭다.

애플은 2014년부터 '프로젝트 타이탄'이라고 알려진 자율주행 전기차 제품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내 정보의 유출을 엄격하게 단속하는 일명 '비밀주의'로 알려진 애플인 만큼, 프로젝트의 사실 여부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은 없다.
하지만, 애플이 최근 전기차 관련 설비를 갖춘 자동차 기업들과 물밑 접촉을 시도하는 것이 알려지면서 애플의 자동차 산업 진출은 기정사실이 되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애플로부터 협업을 제안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플이 제휴를 제안했다는 소식이 돌자, 애플의 차량 산업 진출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으로 현대자동차그룹에 소속된 현대차와 기아차의 주식이 급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애플과의 논의가 결렬되면서 지난 5일 현대차와 기아차의 주가가 각각 6%대와 13%대 급락했다. 협상 결렬 이유로는 현대차그룹이 애플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거나 협의 사실을 외부에 유출된 것이 애플의 '비밀주의' 마케팅과 대치되기 때문이라는 등, 추측만 난무한 상황이다.
관련 기사: 애플과 현대·기아, 애플카 협력 무산...해외 반응은?
그리고, 2월 15일(현지 시각), 현대차그룹에 이어, 닛산과 폭스바겐 역시 애플과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수의 자동차 생산 기업이 모두 애플을 냉대하자 협상 결렬의 책임이 애플 쪽에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힘을 얻고 있다.
애플과 동등한 입장의 '협력자' 역할을 맡고 싶어 하는 자동차 기업들과는 달리, 애플은 이른바 '하청 업체'처럼 자사의 제품을 생산만을 도맡아 하는 기업을 찾고 있다는 이야기가 확산되었다.
이렇듯 애플의 자율주행 자동차는 생산 파트너를 찾지 못해 난항 중이지만, 애플의 도전장은 자동차 산업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자동차 생산 경험이 없는 애플이 생산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자사의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다면, 다른 IT 기업들 역시 애플의 선례를 따를 공산이 크다.
애플이 제작하고자 하는 자율주행 전기차는 내연기관을 요구하지 않아 생산 난이도가 비교적 낮고, 자율주행 시스템을 위한 IT 기술이 중요하다. 따라서 다른 IT 기업들도 적절한 생산 파트너만 찾는다면 기존의 자동차 기업과 경쟁을 해볼 만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많은 이들이 애플의 향방에 주목하는 이유이다.
[저작권자ⓒ CWN(CHANGE WITH NEWS).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