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과 물류 분야 사업 제휴로 눈길···이커머스 사업 동력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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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당시 부회장)이 지난해 스타필드청라 사업계획 브리핑 및 멀티스타디움 건립 비전 선포식에 참석한 모습. 사진=뉴시스 |
[CWN 조승범 기자] 정용진 신세계 회장이 오는 15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최근 정 회장은 공개 활동을 자제하고 경영활동에만 전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시기 신세계는 실적 악화에 따른 이마트의 전사적 희망퇴직을 시행하고 CJ그룹과 물류사업 제휴라는 특단의 조치를 내놓는 등 산적한 현안에 대해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용진의 신세계’가 이같은 변화를 택한 배경은 주력 계열사인 이마트가 창립 이후 최초로 영업 적자를 기록하고 국내외 유통업이 이커머스 중심으로 옮겨지는 등 오프라인 유통업 전반에 위기감이 감돌았기 때문이다. 특히 대형마트 1위를 고수하던 이마트는 지난해 영업 적자 469억원을 기록하고 자체 이익도 지난 2018년 4893억원에서 지난해 1880억원으로 5년 새 60% 이상 쪼그라들었다.
이런 이유로 이마트는 지난 3월 25일 창립 18년 만에 첫 전사적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정 회장이 같은 달 8일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하고 2주 가량 지난 뒤 단행한 인력 감축이다. 당시 이마트 노조는 백화점 수익이 약화한 이후 이마트가 실적을 견인했던 과거를 잊고 직원들에게 나가달라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고 힐난하기도 했다.
이렇듯 신세계는 정 회장의 승진과 이마트 희망퇴직 시행으로 유통업계의 ‘기대 반 우려 반’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이마트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정 회장의 지휘 아래 SSG닷컴과 신세계건설의 불확실한 재무 상황을 정리하면서 신세계는 3분기 반전의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마트는 1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4.9% 늘어난 932억원을 기록했다. 직소싱 및 대량매입 등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50여개 상품을 최저가 수준으로 선보인 뒤 방문 고객 수가 증가했고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가 고객 증가와 실적 반등을 이뤘기 때문이라는 게 이마트 측 설명이다. 이 기간 트레이더스 영업이익은 306억원으로 313.5% 늘었다.
‘SSG닷컴(에스에스지닷컴) 투자금’에 대한 부담도 덜었다. 신세계는 사모펀드(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BRV캐피털)가 보유한 SSG닷컴의 보통주 131만6492주를 연말까지 제3자에게 되파는 내용에 전격 합의, 1조150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 해결을 위한 시간적 여유를 갖게 됐다.
앞서 지난달 1일 사모펀드가 SSG닷컴 지분에 대해 풋옵션 행사(특정 가격에 주식을 팔 권리)가 가능해지면서 신세계가 SSG닷컴 지분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까지 야기됐다. 하지만 양측은 원만히 합의했고 현재 SSG닷컴 지분에 대한 새로운 투자자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가장 ‘골치거리’인 신세계건설은 6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신규 발행과 레저사업 부문을 계열사인 조선호텔앤리조트에 매각해 유동성 확보에 성공했다.
여기에 주력 이커머스인 SSG닷컴과 G마켓는 CJ그룹과의 물류사업 제휴를 통해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한 상태다. 특히 G마켓은 CJ대한통운의 오네(O-NE) 서비스를 도입해 쿠팡의 로켓배송과 경쟁에 나설 참이다.
정 회장은 범삼성가라는 공통 분모를 통해 CJ그룹과의 ‘물류 제휴’를 이끌어냈다. 그가 CJ그룹과의 협력을 통해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는 반(反) 쿠팡전선 형성을 주도하는 등 업계 재편에 직접 나섰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CWN 조승범 기자
csb@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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