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AI 챗봇 서비스 및 카피라이터 도입
SSG닷컴, 개인별 맞춤 상품 AI···지난 3월 선보여
▲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 AI 통역 서비스를 이용하는 외국인 관광객 모습. 사진=롯데백화점 |
[CWN 조승범 기자] 유통업계가 신성장 사업 동력으로 AI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분위기다. 롯데와 CJ그룹은 그룹사 전체에 AI 신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전환을 주문하고 있으며, 현대백화점과 신세계 계열 쓱닷컴(SSG.com)도 AI를 도입한 고객상담 서비스와 맞춤 상품 추천 서비스를 선보였다.
우선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지난 22일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AI 통역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AI 통역 서비스는 SK텔레콤이 출시한 AI 통역 솔루션 ‘트랜스토커’를 기반으로 실시간 영어·일본어·중국어·베트남어·스페인어·독일어 등 13개 국어로 쇼핑 정보를 안내한다.
외국인 고객이 안내데스크에 설치된 LED 투명 디스플레이 앞에서 자국 언어로 질문하면 한국어로 번역된 문장이 스크린에 표시되고, 이를 토대로 안내 직원이 한국어로 답하면 해당 내용이 번역돼 모니터에 나타나는 방식이다.
AI 통역 서비스는 점점 늘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을 놓치지 않고 신규 고객까지 확보하겠다는 롯데백화점 측의 의지에서 도입됐다. 실제로 지난해 롯데백화점 잠실점의 외국인 매출은 2022년 대비 100%가량 늘어났고, 올해 들어서도 3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50% 이상 증가했다. 이러한 AI 기술의 가능성에 대비해 롯데는 그룹사 차원에서 AI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앞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만의 효과적인 AI 기술을 적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준비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지난해 9월 롯데는 AI를 적극 활용, 육성하기 위한 별도의 TF(테스크포스)를 출범시킨 바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그룹 내 AI 전담 테스크포스의 역할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테스크포스는 전체적으로 AI의 활용 방향인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그러나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다”고 했다.
CJ는 지난해 3월부터 고객 성향에 최적화된 마케팅 카피를 자동으로 생성해주는 ‘성향맞춤 AI 카피라이터’를 개발, 실제 업무에 도입했다. CJ는 성향맞춤 AI 카피라이터 개발단계에서 5만여명 고객을 대상으로 실제 마케팅 프로모션에 유입되는 반응률을 테스트했고, 성향맞춤 AI 카피라이터를 활용했을 때 고객 반응이 평균 3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1월 AI 챗봇 상담 서비스 ‘젤뽀’를 선보였다. 젤뽀는 24시간 운영되는 AI 기반 일대일 고객 상담 서비스로, 현대백화점과 공식 온라인몰 ‘더현대닷컴’ 상담 안내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지난해 업계 최초로 도입한 AI 카피라이터 ‘루이스’는 현대그린푸드, 현대홈쇼핑, 현대백화점면세점 등에 활용되고 있다.
그간 정해진 질문·답변 시나리오대로 작동하는 고객 상담용 챗봇이 고작이었지만, 루이스는 ‘봄’과 ‘입학식’을 키워드로 ‘향수’에 대한 광고 문구를 만들라는 지시에 “‘향기로 기억되는, 너의 새로운 시작’ 어떤가요?”라는 뛰어난 문장력을 선보였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루이스 도입에 대해 “이번 AI 카피라이터 도입으로 직원들이 보다 창의적인 업무에 몰두하는 효과를 누리는 한편, 고객들에게 현대백화점만의 따뜻한 감성과 품격 있는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는 메시지를 더욱 일관되게 전달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쓱닷컴도 올해 3월부터 AI 기능을 활용해 개인별 맞춤 상품을 추천하는 ‘AI PICK’ 서비스를 시작했다. AI PICK은 쓱닷컴의 모바일 앱 메인화면과 검색창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소비자가 그동안 구매한 상품과 검색한 내용, 클릭한 상품 등을 AI가 딥러닝 기술로 분석한 뒤 개인별로 취향에 맞는 상품을 보여주고 추천하는 게 특징이다.
쓱닷컴은 개인화 큐레이션 화면을 새롭게 선보이고 추천 서비스를 정교화해 쇼핑 편의성을 높이는 데 주력할 예정이며, 별도의 검색 없이도 AI PICK에서 추천해주는 상품으로 고객이 쇼핑을 완료할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에서 일고 있는 AI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특히 20대 젊은 소비자들은 자신들의 취향에 따라 유통사가 추천해주는 것을 선호한다. 유통업계가 이같은 소비 트랜드에 대응하고 있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고 짚었다.
CWN 조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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