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현 사장 "마하, 혁신의 시작될 것"…추격전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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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연말 양산 예정인 삼성전자의 추론 전용 AI 반도체 '마하(Mach-1)'에 대한 업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경계현 DS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전력과 가격 대비 높은 성능을 가진 칩으로 "혁신의 시작이 될 것"이라 기대했다. 사진=경계현 사장 SNS |
[CWN 소미연 기자] 인공지능(AI) 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뛰어들면서 이른바 'AI칩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불을 당긴 것은 인텔이다.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을 주도해온 인텔은 신형 AI 가속기 '가우디(Gaudi)3' 출시를 예고하며 엔비디아에 도전장을 던졌다. 엔비디아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 90% 이상을 차지한 AI 반도체 선두주자로, 연내 차세대 제품 'B200' 출시를 준비 중이다. 엔비디아의 아성을 깨기 위한 후발주자들의 질주가 AI 반도체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도 레이스에 동참했다. AI 가속기에 탑재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을 위한 전담팀을 구성하고, 내부 직원 대상으로 채용 공고를 확대하며 우수 인력 확충에 팔을 걷어붙였다. 아울러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소재의 파운드리 생산단지 추가 투자를 통해 AI 반도체 생산에 필수인 첨단 패키징 라인을 신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 60조원(440억달러)이 투입되는 대규모 투자에서 첨단 패키징 라인 신설에 배정된 금액만 5조원(40억달러)이 넘는다.
뿐만 아니다. 자체 개발한 AI 가속기 '마하(Mach-1)'로 판 뒤집기에 나선다. 마하-1은 HBM이 필요 없는 신개념 AI 추론 특화 칩이다. 저전력 D램으로도 거대언어모델(LLM) 추론이 가능해 데이터 병목(지연) 현상을 8분의 1로 줄이고, 전력 효율을 8배 높일 수 있다는 게 경계현 DS부문 대표이사 사장의 설명이다. 현재 기술 검증을 끝내고 시스템온칩(SoC) 디자인을 하고 있다. 연말 양산 예정이다. 동시에 다음 세대 제품인 마하-2 개발에도 착수했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HBM 없는 AI 가속기' 시대를 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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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팻 겔싱어 인텔 CEO가 지난 9일(현지시각) 미국 애리조나에서 '인텔 비전 2024'를 열고 엔디비아 AI 반도체 'H100'의 대항마로 '가우디3'를 소개했다. 사진=인텔 |
경 사장은 지난달 20일 열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마하-1 개발 사실을 처음 언급하며 "혁신의 시작이 될 것이다. 올해 연말 정도면 칩을 만들어서 내년 초에는 저희 칩으로 구성된 시스템을 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9일 뒤에는 자신의 SNS를 통해 "마하-1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일부 고객은 1조개 파라미터(parameter) 이상의 어플리케이션에 마하를 쓰고 싶어한다"며 "생각보다 더 빠르게 마하-2 개발이 필요한 이유가 생겼다. 준비를 해야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추격전은 정부의 지원책으로 뒷심을 발휘할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9일 주재한 '반도체 현안 점검회의'에서 'AI 반도체 이니셔티브' 추진과 함께 오는 2027년까지 9조4000억원의 투자 방침을 공표했다.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국가 AI위원회' 신설을 통해 민관 협력을 도모하고, AI 반도체 혁신 기업의 성장을 돕는 1조4000억원 규모의 펀드도 조성하기로 했다. AI 기술 분야에서 G3 도약, 2030년 세계 시스템 반도체 시장 점유율 10% 이상 달성이 목표다.
윤 대통령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반도체 경쟁은 산업 전쟁이자 국가 총력전"이라며 "전시 상황에 맞먹는 수준의 총력 대응 체계를 갖추기 위해 반도체 산업 유치를 위한 투자 인센티브부터 전면 재검토하겠다. 주요 국가의 투자 환경과 지원 제도를 종합적으로 비교 분석해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과감한 지원책을 마련할 것이다"고 말했다. 정부는 삼성전자에서 2047년까지 360조원을 투자할 '용인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사업 관련 환경영향평가, 토지보상 등 인허가를 최대한 단축하기로 했다.
CWN 소미연 기자
pink2542@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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