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제외, 11번가·G마켓 등 주요 e커머스 정산 1~2일로 ‘빠른 편’
업계 관계자 “정산 지연해 자금 돌려막기 가능성有”···정부 대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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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매자 대금 정산 지연 사태를 촉발한 e커머스 업체 티몬이 강남 신사옥에서 소비자들의 환불 신청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
[CWN 조승범 기자] 티몬과 위메프의 대규모 정산 지연 사태가 확산되면서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은 기나긴 정산 주기 탓이다. 티몬과 위메프는 최대 두 달 이상 지난 후에 정산 지급을 할 수 있어 그 사이 다른 사업에 투자하는 데 이를 끌어다 쓴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와 같은 대기업 유통사는 ‘대규모 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따라 상품이 판매된 달의 마지막 날 기준으로 40일 이내에 납품업자에게 지급해야 하고 직매입 상품은 판매자가 납품업자로부터 상품을 수령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판매 대금을 지급해야 한다. 그러나 국내 e커머스 사업자들은 정산 및 대금 보관, 사용 등에 관련한 법 규정이 없기 때문에 정산 주기도 업체마다 다르다.
쿠팡은 ‘주 정산’과 ‘월 정산’ 방식으로 제공한다. 주 정산은 판매 금액의 70%를 판매한 주 일요일에서 15영업일이 지난 뒤 정산하고 나머지 30%는 익익월 1일 지급한다. 월 정산은 매달 마지막 날 기준 영업일 15일이 지난 뒤 판매 대금을 정산한다. 정산이 완료되기까지 평균 40∼50일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11번가의 일반 정산은 고객이 구매 확정한 이틀 내에 정산금을 100% 지급한다. 2020년에는 ‘빠른 정산’ 시스템을 도입해 택배사에 제품이 집하 완료된 다음 날 셀러에게 100% 정산하고 있다. G마켓은 고객이 구매를 확정한 다음 날 판매 대금을 지급한다. 구매 고객의 구매 확정이 없더라도 배송완료일부터 최대 9일 내에 정산 대금을 지급한다.
반면 위메프는 거래가 발생한 달 마지막 날 기준으로 60일이 지난 7일 100% 정산하는 방식이다. 티몬은 거래가 발생한 달 마지막 날 기준으로 40일이 지난 뒤 정산한다.
이처럼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 주기가 다른 기업들보다 오래 걸리는 이유는 다수의 구매자가 일정 기간 대기하며, 공동 구매하는 ‘소셜커머스’ 형태로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판매자 상품을 중개하는 오픈 마켓 기업들과 정산 방식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티몬과 위메프의 모회사인 큐텐이 지난 2월 북미를 타깃으로 한 플랫폼인 위시플러스를 인수하며, 티몬과 위메프의 자금을 유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업계 관계자는 CWN에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의 원인은 정산 주기가 길기 때문”이라며 “자금 돌려막기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국내 e커머스 기업들은 대규모유통업법이 내세우는 정산 주기에 대한 법적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관련 대책이 시급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대통령실은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현재 공정위, 금융위, 금감원을 등 관계 부처가 긴밀하게 회의하고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와 관계 부처는 판매자와 소비자들이 겪은 피해 현황 파악조차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CWN 조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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