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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한국 딜로이트 그룹 |
[CWN 배태호 기자] 기술과 사회 변화로 전통적인 '일의 모델 경계'가 모호해지는 상황에서 인적 성과 인적 성과(human performance)에 주목한 보고서가 나왔다. 해당 보고서에서는 퇴사 근로자 10명 중 7명이 조직문화로 인한 문제가 원인이었던 만큼 '마이크로 문화' 역할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9일 한국 딜로이트 그룹은 전 세계 95개국 HR(Human Resource, 인적자원) 리더 1만4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2024 글로벌 인적자원 트렌드' 리포트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생성형 인공지능(AI) 등 기술의 발전으로 일과 업무 환경에 대한 인식의 대전환이 벌어지고 있으며, 인적 결과와 비즈니스 결과를 결합한 '인적 성과'에 대한 관심이 특히 커지고 있다.
보고서는 인적 성과를 위한 7개의 키워드 중 첫 번째로 조직과 인류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필수적인 요소이자 기업이 사람을 그 자체로 바라보고, 그 사람을 위해 창출하는 가치의 정도를 뜻하는 '인적 지속가능성'에 주목했다.
인적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사람이 번영해야 사업도 번영한다는 점에 착안해 ESG의 사회(social) 개념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번 설문에서 기업 리더 19%만이 "ESG 사회적 요소를 측정하기 위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지표를 가지고 있다"고 답했으며 29%만이 "인적 지속가능성을 달성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리포트는 직원 웰빙(well-Being, 육체적·정신적 건강의 조화를 통해 행복을 추구하는 삶의 유형이나 문화) 개선을 통해 직원 수 감소율을 1% 줄일 때마다 비용 절감과 생산성 개선으로 매년 50만달러를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한 페이팔 사례처럼 인적 지속가능성을 위한 경영 사례 등 다양한 시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보고서는 인적 성과의 시대를 맞아 '생산성을 뛰어넘는 가치'라는 메시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체 응답자의 17%만이 "조직이 근로자가 창출하는 가치를 평가하는 기존 방법이 매우 효과적"이라 응답하는 등 과거 생산성 지표를 현재 조직에 적용하는 것은 한계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직원의 행복도를 측정 및 개선해 기업 전체 가치를 높인 일본의 다국적 종합 기술 기업 히타치 사례처럼, 근로자를 사람으로 인식하고 사람이 조직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더욱 섬세한 관점으로 살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를 위한 해법으로 보고서는 근로자와 함께 지표와 솔루션을 수립하고, 근로자에 대한 기대가 불분명하거나, 평가자가 잘못 판단할 소지가 있기에 성과 관리 접근 툴에 AI를 적극 활용하는 등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기업 리더 중 86%는 조직의 투명성 강화가 필요하다고 봤으나 적절한 투명성 원칙을 수립하지 못할 경우 투명성이 오히려 조직에 대한 신뢰를 저해하는 '투명성의 역설'에도 주목할 것을 강조했다.
AI 기술의 발전으로 데이터가 유출되는 등 투명성을 잘못 다뤄 신뢰가 심각하게 추락하는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직원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위치추적 정보 공개 등 공동의 안정과 이익을 목표로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원칙 수립이 필요하다는 예를 들며 개인정보보호 논의에 투명성을 적용하는 한편 근로자와 리더가 투명성 원칙을 함께 수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조직 전체의 핵심 원칙에 부합하면서도 개별 팀, 기능, 지역별로 업무 수행 방식에서 나타나는 미묘한 차이를 뜻하는 '마이크로 문화' 역할에도 주목할 것을 보고서는 주문했다.
근로자 중 73%는 "조직문화가 맞지 않아 퇴사한 적이 있다"고 나타났고, 기업 임원 50%는 "상황에 따라 적절한 변화가 있어야 성공적인 결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다만, 임원 대부분은 마이크로 문화를 대응하기 힘든 트렌드로 지목했다. 이에 리포트는 기능별로 유연하게 변화하는 일의 특성에 따라 마이크로 문화를 정립해 이를 인력 주기에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 고립된 기능 부서에서 벗어나 구성원, 사업, 지역사회와 함께 창조하고 통합하는 '경계 없는 HR의 부상'이 중요하단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관리자의 정의를 사람들을 이끄는 리더로 재정립하고 전 부서가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지표와 분석 방식을 수립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조언했다.
조직 내 전 부서의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해 HR 관련 E2E(End-to-End) 의사결정을 개선한 존슨앤드존슨의 'HR 디시전 사이언스 팀'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제시됐다.
보고서는 또 디지털화가 진행되며 개인의 역량이 더 중요해졌으며, 조직 리더와 이사회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적 성과의 중요성을 인지한 후 경계 없는 HR을 통해 새로운 리더십 패러다임을 세우고 변화를 끌어내는 한편, 나아가 통합된 다기능 리더십을 통해 인적 성과도 조율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조직의 우선순위를 재정립하고 거버넌스 구조를 진화시켜 팀의 심리적 안정감도 활성화할 것을 해법으로 내놨다.
한국 딜로이트 그룹 컨설팅부문 정현석 휴먼캐피털(Human Capital)본부장은 "경계가 사라진 세계에서 모든 수단을 활용해 인적 성과의 사고방식으로 전환하는 장기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이번 리포트를 통해 미래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상상력과 창의력, 공감 능력 등 인적 요인을 핵심 가치로 두는 인적 지속가능성 전략 수립을 포괄하여, 새로운 기업 문화를 구축하는 데 의미 있는 인사이트를 얻어 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2024 글로벌 인적자원 트렌드' 리포트 전문은 딜로이트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CWN 배태호 기자
bth77@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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