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애플의 최고 마케팅 책임자였던 마이클 가텐버그(Michael Gartenberg)가 미국 비즈니스 전문 매체인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애플이 새로운 유형의 제품을 출시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제시한 기고 글을 게재했다. 그리고 애플의 증강현실(AR) 및 가상현실(VR) 글래스가 애플의 미래 시장 경쟁력 확보를 이끌 확률이 낮다고 주장했다.
가텐버그가 주장한 바와 같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포화 상태이며, 새로운 혁신을 선보이기에는 한계에 다다랐다. 따라서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출시와 함께 기존 스마트폰 시장이나 태블릿 시장에만 집중한다면, 미래에도 브랜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다.
애플은 애플워치나 에어팟 등 최신 제품을 새로 선보이면서 제법 높은 이윤을 기록했다. 더 나아가 애플 생태계 확장에도 도움이 되었다. 앞으로 애플이 새로운 시장 진출 기회를 추가로 모색할 필요성을 주장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가텐버그는 몇 년 전부터 소문이 무성했던 AR/VR 글래스가 2023년 출시될 확률은 낮다고 보았다. 그 예시로 마이크로소프트가 선보인 혼합현실(MR) 헤드셋인 홀로렌즈(HoloLens)와 미국 가상 망막 디스플레이 개발사 매직리프(Magic Leap)를 언급했다. 홀로렌즈와 매직리프 모두 가상 세계와 혼합현실을 연결하는 몰입감이 넘치는 최신 기술을 과시했으나 소비자 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스냅챗의 스마트글래스 스펙타클(Spectacles)과 구글 글래스(Google Glass)도 실패했다.
메타와 밸브, 소니, HP 등 복수 기업이 VR 헤드셋을 활발하게 출시했다. 그러나 모두 VR 헤드셋 출시 후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거대한 비디오 게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많은 기업이 소비자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으나 여전히 애플이 AR/VR 제품 시장에 발을 들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가텐버그는 애플의 성공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본다고 밝혔다.
가장 큰 이유로 AR 기기의 배터리 사용 시간 문제를 제시했다. 스펙타클과 구글 글래스 모두 소비자에게 약속하는 기능을 보았을 때, 긴 배터리 사용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지금까지 등장한 AR 글래스와 VR 헤드셋 제품 대부분 사용 도중 배터리 충전이 필수일 정도로 배터리 사용 시간이 짧은 편이다. 무거운 기기를 머리에 장착하고 제품을 충전해야 한다는 점은 실제 사용 시 불편하다는 점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사용의 불편함도 애플의 AR/VR 시장 진출 성공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볼 근거로 제시할 수 있다.
제품 가격이 또 다른 장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 가격은 3,500~5,200달러에 이른다. 지금까지 애플이 출시한 제품 대부분 경쟁사 제품보다 더 비싸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애플의 AR/VR 기기가 출시되더라도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밸브 등 여러 기업의 제품보다 비싼 가격에 출시할 것임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이 밖에 지금까지 AR/VR 기기 활용 사례 대부분 비디오 게임으로 제한돼, 기기의 대규모 채택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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