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애플이 아이폰14 시리즈, 애플워치 시리즈8, 애플워치SE, 애플워치 울트라와 함께 충돌 감지 기능을 새로 선보였다. 충돌 감지 기능은 심각한 자동차 사고 발생 상황을 감지하고, 일정 시간 사용자가 10초간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을 때 자동으로 긴급 구조 요청을 보낸다. 많은 사용자에게 사고가 발생할 상황과 관련된 걱정을 한시름 덜어주는 기능이자 평생 사용할 일이 없기를 바라는 기능이다.
그런데 애플이 홍보한 것처럼 충돌 감지 기능이 진짜 사고 발생 상황을 제대로 감지하고, 구조 요청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이에, 월스트리트저널 조안나 스턴(Joanna Stern) 기자가 매체 공식 유튜브 채널에 충돌 감지 기능 테스트 영상을 공개했다. 테스트는 미시간주 폐차장에서 모터스포츠 대회 우승자 마이클 베리(Michael Berry)와 함께 안전한 상태에서 진행했으며, 실제 테스트 도중 부상자는 없었다. 테스트 도중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상황에 대비하여 긴급구조 전문 요원도 테스트에 참여했다.
베리가 개조한 강력한 충돌 전용 스틸 프레임 차량으로 폐차 예정인 차량에 강력한 충돌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애플의 충돌 감지 기능을 확인했다. 베리는 테스트 도중 애플워치 울트라를 착용했으며, 차량 대시보드에 아이폰14와 구글 픽셀6를 두었다. 또, 베리의 차량과 충돌한 차량에는 탑승자가 없었으며, 아이폰14 프로맥스와 함께 충돌 감지 기능을 지원하는 또 다른 스마트폰 모델인 구글 픽셀6를 차량 대시보드에 두었다.
아이폰14 시리즈와 애플워치는 충돌 감지 기능을 기본적으로 활성화한다. 반면, 구글 픽셀6는 개인 안전 앱에서 별도로 충돌 감지 기능을 활성화해야 한다. 모든 조건을 갖추고 테스트를 시작했다.
베리가 폐차 예정인 2003년형 포드 토러스(2003 Ford Taurus) 차량을 향해 돌진하여 정면 충돌한 직후 베리의 애플워치 울트라에는 바로 SOS 경고 알림이 표시되었다. 베리는 “충돌 후 약 5~10초 정도 지연된 후 충돌 감지 경고 알림이 등장했다”라고 전했다. 애플워치가 충돌을 감지한 뒤 베리는 긴급 구조 요청 취소 버튼을 실행했다.
애플은 애플워치와 아이폰14 시리즈의 충돌 감지 기능이 함께 실행하도록 설계하였다. 따라서 애플워치 울트라가 충돌 감지 알림을 표시했다면, 아이폰14 시리즈 화면에도 똑같이 충돌 감지 경고 메시지기 등장할 확률이 높다. 하지만 첫 번째 충돌 당시 베리의 차량에 둔 픽셀 6는 사고를 전혀 감지하지 못했다. 토러스 차량의 픽셀6도 사고를 감지하지 못했다.
이어서 정면 충돌, 측면 충돌을 일으키면서 아이폰14 시리즈의 충돌 감지 기능을 확인했다. 두 번째 충돌 이후 베리의 차량에 둔 아이폰14가 충돌 감지 경고 메시지를 전송했다. 메시지는 사용자가 ‘문제가 없다’라는 버튼과 ‘긴급 구조 요청 전송’ 버튼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다.
하지만 토러스 차량에 둔 아이폰14 프로맥스와 픽셀 6에는 사고 관련 경고 메시지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사고를 감지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스턴 기자는 “실제 상황이었다면, 차량에 사람이 탑승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리고 폐차를 앞둔 2008년형 도지 카라반(2008 Dodge Caravan) 차량에 충돌을 일으키면서 테스트를 추가로 진행했다. 이번에는 카라반의 창문을 모두 열고, 에어백을 둔 채로 충돌 테스트를 진행했다. 본격적으로 충돌 테스트를 진행하기 전, 카라반 차량의 아이폰14 프로맥스와 구글 픽셀 6 모두 이동 상황임을 인식하도록 일정 거리를 주행했다. 그리고 운전자가 내린 뒤 베리의 더비 차량이 카라반을 향해 돌진했다.
충돌 직후 베리가 착용한 애플워치 울트라가 충돌 발생 사실을 감지했다. 이때, 스턴 기자는 카라반에 둔 아이폰14 프로맥스와 연동된 애플워치를 착용했다. 스턴 기자의 애플워치도 사고를 감지했다. 그러나 충돌 당시 카라반의 에어백이 터진 상황에서도 카라반에 둔 아이폰과 픽셀 스마트폰 모두 사고를 감지하지 못했다.
테스트 후 스턴 기자가 애플에 문의하자, 애플 대변인은 “공터에서 일정한 조건을 갖춘 채로 충돌 테스트를 할 때, 정차된 차량의 아이폰에 사고를 감지할 만한 신호를 충분히 전송하기 어렵다”라며, 토러스와 카라반에 둔 아이폰의 충돌 감지 기능이 실행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스턴 기자의 문의 이후 애플은 충돌 감지 기능 안내 사항에 “애플은 모든 충돌을 감지하지 않는다”라는 경고 문구를 추가했다.
스턴 기자는 “테스트 당시 토러스와 카라반에 둔 아이폰 모두 주행 사실을 인지할 블루투스나 카플레이 기능을 켜두지 않은 것이 충돌 감지 기능이 활성화되지 않은 이유”라고 언급했다.
또, 구글 대변인은 “사고 감지 기능이 실행하려면, 알고리즘이 먼저 주행 사실을 충분히 감지해야 한다. 알고리즘의 주행 사실 감지 후에는 차량이 정차되었을 때도 충돌을 감지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스턴 기자는 “충돌 감지 기능은 생명을 구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기능이다. 다만, 시스템이 위급 상황을 인지할 정도로 심각한 충돌 상황을 판단할 기준이 모호하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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