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타버스가 몰입감이 넘치는 가상 세계와 함께 가상과 현실 연결을 약속하지만, 일각에서는 차별과 성범죄, 혐오 공격 등 현실 세계의 문제까지 메타버스에서 그대로 반복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안타깝게도 메타버스에 그대로 옮겨갈 위험성이 있는 현실 세계의 문제의 종류가 계속 증가하는 추세이다.
외신인 TRT 월드에 따르면, 지리정치학 미래학자이기도 한 미래혁신센터(Center for Innovating the Future)의 공동 창립자 아비수르 프라카쉬(Abishur Prakash)가 지정학적 갈등도 메타버스에서 그대로 되풀이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프라카쉬는 최근 출간된 저서 『수직의 세계: 기술의 세계화 재구성 방법(The World Is Vertical: How Technology Is Remaking Globalization)』를 통해 기술이 세계의 분열과 갈등을 조장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를 연결할 것이라는 인터넷 초기 개발 목적과 정반대의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각국 정부가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시스템과 플랫폼, 아이디어 등을 개방하여 연결하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기기 때문이다”라며, “이제는 많은 국가가 주권과 이념, 경쟁력 관점에서 기술을 바라본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서양 국가의 중국 5G 통신 장비 배제 사례를 언급했다.
이어서 기존 5G 구축 당시 두드러진 기술을 중심으로 한 각국의 분열이 메타버스에서도 반복될 것이라는 전망을 제기했다. 프라카쉬는 “우선, 전 세계가 함께 사용하는 단일한 메타버스는 없을 것이다. 다시 말해, 국가별로 자국 사회와 국민을 위한 별도의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라는 의미이다. 국가별로 분리된 메타버스는 새로운 기준에 따라 분열을 초래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모든 국가에 획일적으로 규정을 적용하는 시대가 저물었기 때문에 각국 정부와 기업이 협력하면서 얻는 장점이 적다고 판단한다. 인공지능(AI)과 양자컴퓨터, 사이버 보안 등과 같은 분야에서도 이미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심지어 서양 세계 간의 갈등도 서서히 감지되었다. 미국, 영국, 호주 등 일부 서양 국가가 동맹을 맺은 가운데, 프랑스, 독일, 캐나다 등이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모양새이다.
이미 다른 기술에서도 국가 간 분열 조짐이 보이는데, 비교적 최근 급부상한 메타버스에서는 같은 문제가 없다고 장담할 수 있는가?
프라카쉬는 머지않아 각국 정부가 메타버스에서 경제 활동부터 형사 처벌, 정치 문제 등 각종 법률 규정을 마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면서 갈등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보았다.
프라카쉬는 각국 정부가 메타버스에서 외교 활동을 펼치면서 관계를 구축하는 이른바 ‘메타 외교’의 시대가 곧 도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바베이도스가 세계 최초로 메타버스 플랫폼 디센트럴랜드(Decentraland)에 메타버스 대사관을 설립했듯이 다른 국가도 비슷한 행보를 펼치며, 외교 활동을 펼칠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다.
메타 외교를 향한 움직임과 함께 갈수록 더 많은 국가가 메타버스를 기반으로 외교 관계를 맺고, 국제 관계 및 지정학적 관계의 새로운 방향을 추구하게 될 것이다. 그와 동시에 메타버스에 이념까지 통합될 확률이 높다.
프라카쉬는 “미래 세대가 학습부터 직업 활동까지 다양한 활동을 하느라 가상 세계에서 오랜 시간을 보낼 것이다. 즉, 대중의 일상생활이 이루어지는 공간에 각자의 신념과 행동이 자연스레 셩성될 것이다”라며, 현실 세계의 이념이 메타버스에도 스며들 것이라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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