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 2일(현지 시각), 메타(Meta)가 공식 블로그를 통해 페이스북의 안면 인식 시스템 사용 중단 계획과 함께 자체 저장소 내 사용자 10억 명의 안면 이미지를 삭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동안 페이스북이 사용자 프라이버시 보호 노력에 매우 소홀한 점을 고려하면, 환영할 만한 소식이다. 그러나 미국 온라인 테크 매체 기즈모도는 페이스북의 안면 인식 시스템 사용 중단 소식에 기뻐하기는 이르다고 주장했다.
메타는 기즈모도에 이메일로 보낸 공식 성명을 통해 안면 인식 기술을 전면 폐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단순히 페이스북 SNS 앱 마크에만 안면 인식 시스템 사용을 중단한다고 강조했다. 마크 저커버그가 안면 인식 시스템 사용 중단을 기업 전반의 변화인 것처럼 발표하여 대중이 기대한 바와는 다르다.
페이스북은 2010년부터 사용자가 게재하는 사진과 영상 속 얼굴을 식별하여 사용자나 사용자의 페이스북 친구를 자동으로 태그했다. 페이스북은 2019년까지 자체 개발 안면 인식 소프트웨어 페이셜 레코그니션(Facial Recognition) 기반 사용자 친구 태그 자동 추천 기능을 제공했다. 하지만, 이제는 페이스북 사진과 영상의 인물 자동 태그 기능이 사라진다.
페이스북의 안면 인식 기술은 유색인종 사용자에게만 지나치게 많은 문제를 일으키면서 인종차별 논란을 낳았다. 물론, 페이스북의 안면 인식 기술과 차별 문제를 향한 거센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메타 AI 부사장 제롬 페센티(Jerome Pesenti)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안면 인식 기술의 사회 내 장기적인 역할을 공개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 안면 인식 기술로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될 이들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페이스북이 10여 년간 사용하던 안면 인식 시스템 기반 자동 태그 기능을 지금에서야 제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즈모도는 페이스북이 그동안 다수 감시 기구와 테크 비판 세력이 주장한 "안면 인식 기술은 인간에게 득이 되기 보다는 해가 되는 일이 더 많다"라는 경고를 최근 들어 이해한 듯하다고 꼬집었다.
이어서 페센티 부사장의 블로그 게시글이 메타의 다른 계열사도 똑같이 안면 인식 시스템을 제거할 것인지는 언급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현재 메타 소유 SNS 플랫폼 중 하나인 인스타그램은 사용자의 다양한 생체 정보를 수집한다. 또, 메타의 AR 플랫폼인 스파크 AR(Spark AR)의 기능 대부분인 안면 인식 시스템에 의존한다. 그러나 페센티 부사장을 비롯한 메타 관계자 모두 안면 인식 시스템의 문제를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도 페이스북의 자동 태그 기능 이외에 다른 계열사 앱의 안면 인식 기술 사용 관련 사항을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일각에서는 페이스북 앱에서 사용자 수십억 명의 안면 이미지를 삭제해도 2014년부터 모든 개인의 안면 식별 훈련에 활용한 알고리즘인 딥페이스(DeepFace)가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과거, 페이스북이 인물 식별 정확도 97%를 달성했다고 주장한 딥페이스 알고리즘은 메타가 추후 안면 인식 기능을 배포하고자 할 때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
매체는 딥페이스가 제거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며, 메타의 미래에 페이스북이 없어도 안면 인식 기술 사용 계획은 그대로 남아있을 확률이 높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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