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이 디지털 뱅킹 서비스 출시 계획을 중단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구글페이 부서는 올해 출시 예정이었던 구글 계좌 서비스와 함께 자체 디지털 뱅킹 서비스인 플렉스(Plex)를 준비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 Ars 테크니카 등은 구글페이 혁신 실패와 직원 대규모 유출 때문에 플렉스 프로젝트를 완전히 종료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구글 디지털 뱅킹 서비스, 출시 준비 중단 배경은?
플렉스는 약 2년 전에 최초로 발표돼, 지금까지 구글페이에서 적극적인 홍보가 이어졌다. 플렉스는 물리적 카드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수료, 지출 금액 시각화 등으로 모바일 우선주의 앱과 함께 등장할 예정이었다.
구글은 플렉스 출시를 위해 시티 그룹과 스탠퍼드 연방 신용평가 위원회, 디지털 뱅킹 서비스 금융 기관 등과 협력했다. 그러나 구글이 지금까지 확보한 협력사 중 플렉스로 제공하고자 하는 것과 가까운 수준으로 서비스를 구축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구글페이의 급격한 변화도 픽셀 출시 준비 중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미국 온라인 비즈니스 매체인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지난 8월, 구글페이팀 임직원 수십 명이 대거 퇴사했으며, 최근 퇴사한 이들 중 팀장이나 부사장 직급을 지닌 이는 총 7명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 구글페이 혁신 실패도 플렉스에 타격을 준 것으로 관측됐다.
구글은 지난 3월, 구글 월렛(Google Wallet)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제공했을 당시부터 이어진 완벽하면서 성숙한 서비스를 중단하고, 인도에서 개발한 새로운 코드베이스로 대체했다. 전 세계 신규 구글페이라는 이름으로 홍보된 인도 중심 구글페이는 왓츠앱을 모델로 삼고, 사용자의 휴대전화 기기 번호를 ID로 사용했다. 즉, ID를 생성하려면 SIM 카드가 있어야 했다. 이는 구글페이 웹사이트 기능과 다중 계정 지원 중단을 의미하기도 했다. 또, 자금 이체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 연락처 목록을 재생성해야 하는 번거로움까지 더해졌다.
그와 동시에 미국에서 갑자기 구글페이 앱 서비스가 중단됐으며, 그 직후 플렉스 프로젝트를 주도하던 구글 결제 서비스 부문의 케이저 센굽타(Caesar Sengupta) 부사장이 새로운 구글페이 앱을 내놓기 전, 갑자기 구글을 떠났다. 구글의 혁신 실패와 함께 내부 관계자 혼란만 커지면서 구글페이 시스템은 모바일 결제 표준에서 뒤처진 것은 물론이고, 플렉스 추진 계획은 결국 여러 차례 차질을 빚다가 실패했다.
플렉스 중단, 외신의 견해는?
한편, 플렉스 중단 소식과 함께 일부 해외 매체가 다양한 견해를 함께 전달했다.
미국 온라인 테크 매체 엔가젯은 플렉스가 중단되더라도 구글이 금융 서비스 사업을 계속 고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구글이 고객의 금융 서비스 접근성 향상과 디지털 환경에서 금융 서비스 생태계와 고객 간의 깊은 관계 형성을 위해 디지털 뱅킹이 중요하다고 본다"라는 구글 대변인의 발언을 인용했다.
우선, Ars테크니카는 플렉스 중단 소식과 관련, 구글의 프라이버시 문제 때문에 당초 구글 자체 계좌를 기다려온 고객이 많았을지는 의문이라고 언급했다.
미국 유력 경제지 포브스는 코너스톤 어드바이저(Cornerstone Advisors)가 중소 은행 기관 소속 경영진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인용, 응답자 네 명 중 한 명이 구글과의 디지털 뱅킹 서비스 협력을 고려하거나 구글과의 논의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 JP 모건(JPMorgan), 웰스 파고(Wells Fargo) 등 일부 대형 금융 기관이 구글의 디지털 뱅킹 계획에 반발해, 구글이 플렉스 출시 추진을 중단 결정을 내렸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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