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말, 앤트 그룹의 갑작스러운 해외 주식상장 취소부터 시작해 텐센트 규제와 디디추싱의 중국 내 앱스토어 퇴출까지 중국 정부가 갑자기 자국 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강력한 규제를 시행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최근에는 개인정보 보호법(Personal Information Protection Law)이 통과되면서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수준의 개인 데이터 보안 규정 시행을 선언했다. 이번에 통과한 개인정보 보호법은 곧 시행될 데이터 보안법과 함께 개인 데이터 수집 및 관리, 사용 방법을 제한하면서 테크 업계를 엄격하게 제한할 예정이다.
그러나 홍콩 영문 일간지 SCMP는 일부 애널리스트를 인용, 중국 개인정보 보호법과 함께 엄격한 규제가 테크 기업이 그동안 시장에서 지닌 힘을 잃게 될 것이며, 테크 기업은 물론이고 여러 업계가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홍콩대학교 외래교수이자 루즈&Co(Rouse & Co)의 글로벌 총괄인 더그 클락(Doug Clark)은 "중국의 개인정보 보호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테크 기업이 그동안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장에서 지닌 힘을 대대적으로 잃게 될 것이다. 이제는 기업이 마음껏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클락 총괄은 "기업의 데이터 수집이 어려워지면서 데이터에 의존한 상당수 기업이 고객 데이터 수집과 판매를 기반으로 수익을 창출하던 사업 모델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며, "테크 기업은 물론이고 데이터 분석 업계와 전자상거래, 광고, 온라인 콘텐츠, 온라인 서비스 업계 등 데이터를 주로 활용하는 여러 업계도 개인정보 보호법으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결과적으로 해외 기업과의 데이터를 공유하기 더 어려워지면서 온라인 데이터 기반 서비스 업계도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고객 접대 업계의 예시를 언급하며, "고급 호텔은 고객의 만족도를 최대화할 수 있는 객실을 제공하거나 고객의 특정 요구사항을 파악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했다.
홍콩대학교 법학 교수인 안젤라 장(Angela Zhang)도 클락 총괄과 마찬가지로 개인정보 보호법이 여러 기업의 사업 모델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개인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한 맞춤형 콘텐츠 추천이 어려워져 여러 기업의 온라인 마케팅 전략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장 교수는 추천 시스템이 여러 기업의 핵심 사업 전략이라고 언급하며, 개인정보 수집 제한은 맞춤형 콘텐츠와 광고 제공에 큰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덧붙여 전했다.
알고리즘 기반 가격 차등 책정 전략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개인정보를 자동화된 의사 결정에 사용할 경우 그 과정이 완전한 투명성을 지녀야 하며, 개인이 차등 거래 조건의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법률 조항 때문이다. 그러나 해당 조항의 내용은 실질적으로 알고리즘이 개인의 구매 의사, 결제 능력 등을 추측하고 가격을 차등 책정 전략 선택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상하이 디분드 로펌(Shanghai Debund Law Firm) 수석 파트너인 유 윤팅(You Yunting)은 알고리즘 기반 가격 차등 책정 전략 제한이 디디추싱을 비롯한 차량 공유 플랫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통 차량 공유 플랫폼은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운전자를 평가함과 동시에 고객의 운임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또, 그는 개인정보 보호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저렴한 가격으로 신규 고객의 가입을 유도한 뒤, 두 번 이상 사용 시 알고리즘을 이용해 더 비싼 운임을 책정하던 중국 내 일부 차량 공유 플랫폼이 처벌받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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