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의 글쓰기 능력이 날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다. 간혹 기계가 작성한 것을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훌륭한 글을 작성해, 인간을 놀라게 한다. 기사와 영국 여왕의 연설문 작성 능력을 선보이기는 했으나 창의적인 글쓰기만큼은 AI가 넘볼 수 없는 영역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니 인간의 창의성과 센스가 필요한 광고 문구 작성은 AI의 능력 밖의 일이 아닐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AI, 광고 문구도 작성한다
BBC 보도에 따르면, 영국 유통 기업 딕슨스 카폰(Dixons Carphone)의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 광고에 인간이 아닌 AI가 작성한 문구를 채택했다. 당시 딕슨스 카폰은 "지금이 바로 구매해야 할 떄"라는 문구와 함께 광고를 게재했다. 해당 광고는 큰 성공을 거두었다.
딕슨스 카폰의 제품 마케팅 총괄인 사울 로페스(Saul Lopes)는 당시 블랙프라이데이를 겨냥한 광고이지만, '블랙프라이데이'라는 단어를 넣지 않은 것이 성공 요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로페스의 설명에 따르면, 그동안 인간 카피라이터 모두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에 사용할 광고 문구에 '블랙프라이데이'라는 단어를 고집했다. 그러나 AI가 인간의 고집을 뒤집고 새로운 문구를 작성했다.
당시 딕슨스 카폰의 광고 문구를 작성한 프로그램은 프레이지(Phrasee)이다. 프레이지는 어떤 과정을 거쳐 탄생했을까? 프레이지를 개발한 기업가 패리 맘(Parry Malm)은 딥러닝을 기반으로 광고 문구 작성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여러 출처에서 수집한 원데이터의 영향 순위를 평가하고는 슬로건 작성 훈련 과정을 거쳤다.
프레이지는 각각의 제품과 소비자 대상, 주요 광고 대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합한 단어를 생성하는 모델을 구축한다. 기존 광고에 사용된 언어는 제품의 외형과 느낌, 취향 등과 같이 소비자의 선택엥 영향을 미치는 여러 가치 요소를 파악하는 딥러닝 모델에 데이터로 제공한다.

카피라이터, AI에 일자리 빼앗긴다?
AI의 발전과 함께 항상 일각에서 제기하는 우려 사항이 있다면, 바로 일자리를 빼앗길 위험성이다. AI가 날이 갈수록 뛰어난 작업 처리 능력을 선보일 뿐만 아니라 인간보다 더 빠르면서 효율적인 방식으로 작업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프레이지와 같은 광고 문구 작성 프로그램 때문에 카피라이터라는 직업이 사라질 수도 있을까?
이와 관련, 로페스는 인간 카피라이터가 AI에 일자리를 빼앗길 것을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AI가 광고 문구를 작성해도 인간 카피라이터의 역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인간 카피라이터는 항상 시대적 상황을 고려해 참신한 문구를 생각해낸다. 그러나 인간의 뇌는 AI처럼 수천 가지 옵션을 고려할 수 없다"라고 언급하며, 인간의 능력과 AI의 능력을 함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어, 로페스는 "창의적인 인재의 능력과 AI의 기술을 결합하는 것이 광고 문구 작성 발전을 위해 나아가야 할 다음 단계의 노력이다. 인간과 AI가 대립할 것이 아니라 인간과 AI의 능력을 결합해, 새로운 방향으로 창의적인 작업물을 제작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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