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수 안드로이드 기기에 선탑재된 구글 포토는 현재 10억 명이 넘는 사용자가 촬영한 사진과 영상 4조 개 이상을 저장하고 있다. 게다가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 애플 기기 사용자도 구글 포토를 사용한다. 애플이 제공하는 사진 앱보다 검색이 편리하고 기능도 더 많은 데다가 사용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유력 경제지 포브스는 애플 기기 사용자라면, 구글 포토 사용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애플 기기 사용자, 구글 포토 사용하지 마라
iOS 14.5 업데이트와 함께 도입된 앱 추적 투명성(ATT) 기능만 보아도 애플이 사용자 프라이버시를 중시한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애플은 사용자 데이터를 몰래 수집하고, 몰래 외부 업체에 공유하기로 악명 높은 페이스북의 행위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사용자 데이터 보호를 최우선으로 여긴다는 소신을 지키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기억해야 할 사항이 있다. 페이스북만 사용자 동의 없이 개인 정보를 수집하고 외부 업체에 공유하는 것이 아니다. 페이스북만큼 구글도 사용자 개인 정보를 다량으로 몰래 수집하고, 사용자를 추적하면서 외부 업체에 공유하며 광고 수익을 얻는 것으로 악명높다.
구글 포토가 수집한 앱, 어떻게 사용되나?
애플은 지난해 말, 앱스토어에 앱 프라이버시 라벨을 의무화했다. 이 때문에 모든 앱이 라벨을 두고 사용자가 앱의 데이터 수집 관행과 사용자 개인 정보 접근 사항, 개인 정보 보호 정책 등을 명시한다. 물론, 지메일, 크롬, 구글 지도, 구글 포토 등 구글이 출시한 앱도 예외는 아니다.
구글 포토의 앱 라벨에는 구입 항목과 위치 데이터, 연락처, 검색 기록, 사용 데이터, 재무 정보, 연락처 정보, 사용자 콘텐츠, 식별자 정보 등 모든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물론, 사용자가 구글 포토에 접근 권한을 허용하는 정보의 범위에 따라 실제로 구글 포토 앱이 수집하는 정보의 범위는 달라질 수도 있다.
그러나 애플의 사진 앱이 아이클라우드 저장소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것과 달리 구글 포토는 구글이 출시한 다른 여러 기능과 함께 저장소를 제공한다. 또,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구글은 맞춤형 광고를 통해 수익을 거두는 기업이다.
구글은 사용자에게 광고 비용을 청구할 수도 있다. 그런데, 구글이 제공하는 여러 서비스에서 광고를 보았다고 해서 구글에 광고 시청료를 낸 적이 있는가? 얼핏 보면, 구글이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처럼 보인다. 만약, 무료라고 생각했다면,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구글은 일정 금액 대신 사용자 데이터를 비용으로 청구한다. 사용자에게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광고를 보여주는 대신 사용자에게 개인 데이터 접근 및 수집을 요청한다. 이렇게 얻은 개인 정보는 외부 업체에 판매돼, 개인의 신원과 관심사 등을 파악하고는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는 데 사용된다.
실제로 구글은 과거, "유튜브에서 특정 광고를 보게 되었다면, 웹 검색을 할 때도 그와 관련된 광고를 볼 수 있다. 이는 구글이 사용자의 IP 주소를 수집해, 사용자의 위치를 어느 정도 파악하고 사용자가 있는 곳 인근의 광고를 보여주기 때문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마찬가지로 구글 포토 앱이 수집한 사용자의 사진과 영상은 물론이고, 애플 앱스토어에 수집할 수 있다고 명시된 각종 데이터 모두 사용자 신원과 위치 정보를 파악하고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는데 이용될 수 있다.
특히, 사진이나 영상은 우리의 얼굴이나 특별한 순간, 일상 등을 있는 그대로 담아낸다. 즉, 사진과 영상은 그 어떤 데이터보다 사용자 개인의 관심사와 신원 정보를 파악하기 쉽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비교적 저렴한 비용 혹은 무료인 것처럼 보이는 서비스를 마음껏 사용하는 대신 구글, 그리고 구글과 거래하는 불특정 다수 외부 업체가 자신의 개인 정보를 마음껏 이용해도 괜찮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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