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음악과 번쩍이는 불빛과 함께 콘서트를 신나게 즐기고 있다고 상상해보자. 한창 재미나게 즐기던 중 힘이 든 나머지 그만 쉬기로 하고 음악을 끈 순간, 콘서트장이 아닌 거실에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이처럼 콘서트에 가지 않고 집에서 같은 감각을 느끼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홀로포닉스(Holophonics)를 사용한다면 가능하다. 홀로포닉스는 3D 입체 음향 기술로 청자가 공간감, 거리감, 방향감 등을 느낄 수 있도록 실제와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음향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끼고 3D 입체 음향을 들을 때, 마치 나를 둘러싼 360도 사방에서 들리는 듯한 최적의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다.
홀로포닉스는 크게 두 단계에 걸쳐 구현된다. 첫 번째는 음원의 추출이고, 두 번째는 추출한 음원의 재생이다. 사람의 두 귀는 떨어져 있어서 소리가 귀에 도달하는 경로가 다르다. 퍼져 있는 음원의 음을 위치가 다른 두 귀로 모으면, 같은 음원일지라도 경로 차이에 따라 음의 세기와 도달 시간의 차이가 발생한다. 따라서 다른 특징을 갖는 음원들을 추출한다면 홀로포닉스를 구현할 수 있다.
홀로포닉스는 스피커와 헤드폰을 통해 재생할 수 있다. 스피커를 통한 재생은 청자가 최적의 자리에 위치하는 것이 핵심이다. 바로 이 최적의 자리를 스위트 스폿(Sweet Spot)라고 한다. 스위트 스폿은 스피커 사이의 거리를 밑변으로 하는 이등변삼각형의 꼭짓점 위치이고, 스피커 사이의 거리보다 스피커와 청자의 거리가 크면 풍부한 소리의 입체 음향을 감상할 수 있다.
헤드폰을 통한 재생은 홀로포닉스 기술이 탑재된 헤드폰 또는 홀로포닉스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방식 외에는 일반 음원의 재생 방법과 같다. 이때, 스피커보다는 헤드폰으로 홀로포닉스를 감상한다면 그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다,
홀로포닉스는 다양한 곳에 적용될 수 있다. 극장에서의 입체 음향은 영상을 더욱 현실감 있게 나타내기 위해 사용한다. 국내 영화관에서는 CGV X관, 메기박스의 M2관 등 입체 음향 시스템을 도입한 상영관을 따로 운영한다. 또, 미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는 불면증 치료를 사용한다. 이는 바로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ASMR이다.
홀로포닉스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ASMR을 통해 이미 널리 알려졌을 뿐만 아니라 VR, MR, AR 같은 기술을 만나며 우리 일상에 점점 더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특히, 게임에서 홀로포닉스가 VR의 핵심이 될 확률이 높다. 시각의 완벽한 가상화에는 청각이 동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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