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예고 없이 찾아온 코로나19와 함께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전례 없는 금융시장의 흐름은 많은 투자자를 혼란에 빠뜨렸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도 그 혼란을 피해 가지 못하고 수십 개의 종목을 사고팔며 위기에 대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지난 2월 16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보유한 주식과 관련해 증권 당국에 제출한 서류가 공개됐다. 이 서류에는 버크셔가 애플의 지분을 6% 줄인 것과 버라이즌의 주식 1억 4,671만 주, 셰브런의 주식 4,849만 주를 포함해 비밀리에 투자에 나섰던 종목이 포함되어 있었다. 각각 86억 달러(9조 5,000억 원), 41억 달러(4조 5,00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버라이즌은 미국을 대표하는 통신사이자 5G를 가장 안정적으로 제공할 것으로 평가받는 기업이고, 셰브런은 정부가 소유하지 않은 석유회사로 전 세계 석유회사 가운데 5위를 차지하며 180여 개 국가에서 석유와 가스의 탐사, 정제 등에 관여하고 있는 기업이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이후 버라이즌을 비롯한 미국 이동 통신사의 5G 인프라 확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해왔고, 버크셔는 이러한 버라이즌의 주식을 대량으로 매입하여 버크셔의 포트폴리오에서 6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IT업계 전문가 또한 "워런 버핏이 버라이즌에 이런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것은 코로나19 이후 IT 인프라 확대 사업에 대한 미국 정부의 중장기적 계획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며, "버라이즌은 지난해 삼성전자와 대규모 5G 상용 장비 계약을 체결하는 등 초고속 통신 인프라 확장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한편, 월가에서는 버핏이 월트디즈니 혹은 페이팔 주식을 대규모로 매입했을 것으로 예측했으나 사실이 아니었고, 글로벌 제약사인 에이브비,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 등의 주식을 추가 매수했지만 코로나19 백신 생산업체인 화이자 주식은 전량 매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버핏이 선호하던 은행주와 관련, JP모건체이스와 PNC 파이낸셜 등은 보유 주식을 전량 매각했으며, 웰스파고의 보유 주식 중 60%를 매각하며 지난해부터 금융회사들의 지분을 계속해서 줄여나가는 추세이다.
미국 언론은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난해 유독 많은 종목의 지분을 줄이고 늘린 점에 주목하며, 비교적 장기투자를 선호하던 버핏의 투자 방식이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갑자기 찾아온 전례 없는 위기에 버핏도 예외는 아니었지만, '위기를 기회로'라는 말처럼 수십 개의 주식을 사고팔며 자금을 확보하고, 그것으로 새로운 기회를 찾아가는 모습으로 보인다. 그렇기에 앞으로 워런 버핏의 투자 행보가 더욱더 기대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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