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고캠퍼스 소속 공학자로 이루어진 연구팀이 인체의 땀으로 구동되는 바이오 연료전지와 마찰 전기로 움직이는 구동 장치, 에너지를 저장하는 슈퍼 축전기(supercapacitors)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된 ‘웨어러블 마이크로그리드’를 제작해, 이를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했다.
마이크로그리드란 일반 발전소와 달리 태양열이나 풍력 같은 독립된 분산 전원으로부터 소량의 전력을 생산, 저장, 공급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웨어러블 마이크로그리드는 인체에서 에너지를 수집하고 저장해 소형 전자 장치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게 한다.
이번에 발표된 웨어러블 마이크로그리드는 사람의 땀과 움직임에서 얻은 에너지를 이용해 LCD 손목시계와 전기 변색 디스플레이 장치에 전원을 공급할 수 있으며, 유연성이 뛰어나다. 또한, 세탁과 인쇄가 가능하다고 알려졌다.

논문 공동 제1 저자인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고캠퍼스 공과대학의 루 인(Lu Yin) 박사과정 연구원은 “도시의 마이크로그리드가 풍력과 태양열 같은 다양한 재생 가능한 전원을 통합하는 것처럼 웨어러블 마이크로그리드도 땀이나 움직임 같은 신체의 여러 부분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통합해 저장한다”라고 설명했다.
땀에서 에너지를 얻는 바이오 연료전지와 운동에너지를 전기로 변환하는 장치인 마찰 발전기(triboelectric generators)를 통해 에너지를 얻는 방식이다. 모두 걷거나 달리는 동안 팔이 흔들리는 움직임에서 에너지를 수확하고, 셔츠의 가슴 부위 바깥에 있는 슈퍼 축전기는 두 장치에서 얻는 에너지를 임시로 저장한 다음 소형 전자 장치에 필요한 전력으로 공급한다.
웨어러블 마이크로그리드의 빠르고 지속적인 전원 공급은 인체의 움직임과 땀 모두에서 에너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인데, 사용자가 땀을 흘리기 시작하면 바이오 연료전지가 전력을 공급하기 시작하고, 움직임이 멈춘 뒤에도 땀을 이용해 전력이 계속 공급된다.
이러한 운영 방식을 통해 전체 시스템은 바이오 연료전지만 사용하는 것보다 두 배 더 빠르게 부팅되고, 마찰 발전기만 사용하는 것보다 세 배 더 오래 지속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 연구원은 “이 두 가지가 서로의 단점을 보완한다.”라며, “빨리 전원을 공급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가능케 하는 상호 보완적이고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평가했다.
또, 연구팀의 어느 한 관계자는 "이번 작업에서의 주요 혁신은 웨어러블 장치 자체가 아니라 모든 장치를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통합한 데 있으며, 이 설계에 국한하지 않고 시나리오에 따라 다양한 에너지 수확기를 선택해 시스템을 조정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지금도 연구팀은 사용자가 사무실에 앉아있거나 밖에서 천천히 이동하는 동안에도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다른 디자인에 대해서도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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