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시작된 집콕 생활에 있어, 넷플릭스는 지루함과 답답함을 달래줄 한 줄기 희망이다. 실제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시작된 2020년 상반기, 넷플릭스 가입자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이 덕분에 현재 전 세계 가입자 수 2억 명을 돌파했다.
그런데, 넷플릭스의 실제 사용자 수도 2억 명일까? 아닐 것이다. 실제 넷플릭스 사용자 수는 2억 명보다 훨씬 더 많을 수 있다. 많은 사용자가 넷플릭스 계정을 가족이나 친구, 연인과 공유하면서 함께 사용하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계정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있다면, 앞으로는 계정 공유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 계정 공유 단속 시작
더버지, 와이어드, 톰스가이드 등 복수 해외 매체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사용자의 계정 공유 관행을 단속한다. 최근, 넷플릭스는 사용자의 계정 공유를 막기 위해 로그인 시 문자나 메일로 전송되는 코드를 입력해야 하는 이중 인증 제도를 제한적으로 시범 도입했다.
만약, 주어진 시간에 별도의 코드를 입력하지 못한다면, 넷플릭스 측은 해당 사용자에게 계정을 생성하라고 안내한다.
이를 두고 많은 사용자가 불만을 표출했다. 로그인할 때마다 매번 코드를 입력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물론이고, 타인의 계정을 함께 사용하는 이가 제한된 시간 내에 넷플릭스가 전송한 코드 정보를 건네받기 어려워 구독료를 아끼며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다만, 넷플릭스 측은 서비스 이용 약관을 통해 "사용자 개인만 비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하고, 가족을 제외한 타인과 계정을 공유해서는 안 된다"라고 명시하며, 가족 간의 계정 공유는 막지 않을 것이라고 시사했다.

넷플릭스의 계정 공유 단속, 엇갈린 반응
미국 온라인 매체 톰스가이드는 넷플릭스의 계정 공유 단속이 넷플릭스는 물론이고 사용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부분이 없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과거부터 서비스 이용 약관에 명시된 가족을 제외한 타인과의 계정 공유 금지를 실질적으로 지키는 사용자가 많지 않았으며, 이를 어기더라도 죄책감을 느끼는 이가 없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이로 미루어보아 계정 공유를 단속해도 약간의 번거로움이 있지만, 계정 공유 관행이 계속 이어지리라 예측할 수 있다.
게다가 이미 시범 도입된 이중 인증 제도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부모님의 넷플릭스 계정을 공유하는 미성년 자녀가 계정에 로그인하기 위해 코드를 입력해야 했다. 이때, 넷플릭스의 코드가 부모에게 전송돼, 이후 부모가 자녀에게 코드 정보를 주어진 시간 내에 건네주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했다. 이는 가족 간 계정 공유는 허용한다는 서비스 이용 약관의 내용과 상반된다.
코드 입력 과정의 번거로움 때문에 많은 사용자가 불만의 목소리를 내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중 인증 제도는 넷플릭스의 의도와 달리 큰 이익이 되지 않을 것이다. 이중 인증 제도를 도입해도 넷플릭스가 계산한 것처럼 타인의 계정을 함께 사용하던 이가 넷플릭스에 가입하리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글로벌 월간지 와이어드는 넷플릭스의 이중 인증 제도가 특히 계정 보안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인터넷 인프라 기업 아카마이(Akamai) 소속 연구원 스티브 라간(Steve Ragan) 박사가 지적한 바와 같이 넷플릭스 계정을 공유하면, 개인 정보가 유출될 위험성이 존재한다. 특히, 계정 공유 인원이 많을수록 정보 유출 위험성이 커진다.
또, 많은 이가 여러 사이트에서 똑같은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사용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누군가가 이를 노리고 넷플릭스 계정을 넘어 다른 웹사이트 혹은 서비스의 계정 정보까지 해킹할 수 있다.
그러나 이중 인증 제도를 활용한다면, 타인의 계정 접근이 어려워지면서 개인 정보 탈취 및 여러 사이트 및 서비스의 계정 해킹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한편, 넷플릭스의 이중 인증 제도는 제한적인 범위에서 시범 운영되고 있으며, 구체적인 시범 운영 기간과 이중 인증 제도 적용 범위 확장 여부 등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또, 넷플릭스가 이중 인증 제도를 정식 도입할 것인지 아니면 이중 인증 제도 대신 계정 보안을 강화할 다른 방안을 모색할 것인지도 확실하지 않다.
넷플릭스의 이중 인증 제도가 넷플릭스가 의도한 바와 같이 계정 보안을 강화하면서 가입자 수 증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혹은 반대로 로그인 과정의 번거로움 때문에 소비자가 등을 돌리게 할 것인지를 두고 많은 업계 관계자가 주목하고 있다.
[저작권자ⓒ CWN(CHANGE WITH NEWS).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