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ICT)의 눈부신 발전은 간혹 논란을 낳는다. 새로운 개념의 세금 도입, 특히 로봇세를 대표적인 예시로 언급할 수 있다. 로봇세는 제조업의 생산 현장에서 일하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산업용 로봇을 근로자로 보고, 로봇이 노동으로 생산해내는 경제적 가치에 매기는 세금이다.
로봇이 사람과 같은 일을 한다면, 인간과 비슷한 수준의 세금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로봇이라는 새로운 생산 수단을 가진 자본이 부를 축적하는 반면, 노동력밖에 갖지 못한 노동자는 대량 실업 위기에 내몰리고 정치적으로도 극단적인 선택이 횡행하는 것을 막기 위한 사전 안전장치다. 소비 감소 같은 시장 충격을 완화하고 과학기술에 대한 대중의 공포를 누그러뜨릴 수 있는 방편으로도 꼽힌다.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 빌 게이츠가 2017년 외신 인터뷰에서 “인간처럼 일하는 로봇의 노동에도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로봇세의 개념이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유럽의회는 그보다 앞선 2016년, 로봇세 도입을 위한 초안을 만드는 데 나서기도 했다.
반대론자들은 로봇의 도입으로 생산성을 증대시킨 기업은 이미 법인세로 세금을 부담하고 있기 때문에 로봇세가 이중과세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편, 미국 내 로봇 제조업체들은 이러한 움직임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자동화 사업을 하는 스위스 ABB 그룹은 "로봇에 세금을 매기기보다 로봇이 생산하는 결과물들에 세금을 매겨야 한다"라며, 로봇세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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