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조 유상증자 철회…"시장 우려 겸허히 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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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상증자 논란에 대한 사과와 이사회 의장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사진=고려아연 |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유상증자 철회, 이사회 의장직 사퇴를 밝혔다. 고려아연 이사회에서 결정한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추진 계획이 시장 혼란, 주주 및 투자자 우려를 산 데 대해 사과하고 이사회 독립성 강화로 영풍 측의 지배구조 개선 명분을 약화시키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부터 변하고 내려놓을 것이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현재 고려아연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차원에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이 분리돼 있다. 여기에 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도록 한 정관을 개정해 독립적인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도록 한다는 게 최 회장의 설명이다.
최 회장은 외국인 사외이사 선임 가능성도 열어놨다. 국민기업화 추진과 더불어 글로벌 비철금속 1위에 걸맞게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하고, 외국인 주주와 해외 투자자와의 소통과 의견 수렴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다. 특히 주주와의 소통 강화를 위해 IR(기업설명회) 전담 사외이사를 두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다. 소액주주 보호와 참여를 강화하는 제도 도입도 검토 대상이다. 소수주주 다수결제도(MOM·Majority of Minority Voting)가 대표 사례다. 최 회장은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의 권리를 보호하고 경영 참여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정관에 명문으로 반영하도록 추진하겠다"며 "소액주주들의 의사를 반영해 일정한 이사를 추천하는 방안 등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초심'을 강조하며 "지난 60일간 힘든 싸움을 하고 있는 고려아연을 긍휼히 여겨주시고, 한번 무너지면 다시 세울 수 없는 대한민국 산업의 영혼을 위해서 모든 주주와 국민께서 고려아연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다가올 주주총회에 임하는 각오도 밝혔다. 최 회장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도 저희를 믿고 지지해 준 분들 또한 주주들이었다"면서 "이번에도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과 발전을 믿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무엇이 옳은 길인지 합리적 선택을 해오신 주주들과 함께 주주총회에서 승리해 회사를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CWN 소미연 기자
pink2542@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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