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보조금 서울시 82% 싹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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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새벽 전주 덕진구의 한 아파트 지하 4층에서 충전 중이던 기아 니로EV에서 화재가 일어났다. 사진=전북자치도소방본부 |
[CWN 윤여찬 기자] 전기차 열기가 완전히 식어 버렸다. 전기차 화재는 계속되고 있고 올해 보조금은 남아도는 양상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내년 보조금 예산은 반토막 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의 경우 전기차 보조금을 총액 기준 82%, 부산시는 62% 가량 줄일 전망이다.
10일 현재 전기차 보조금도 넉넉하게 남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의 경우 일반 전기승용이 3379대 잔여대수로 남았다. 세종시 등 소규모 지자체 등을 제외하고는 보조금이 없어 올해 전기차 구입을 못할 일은 없어 보인다.
게다가 전날인 9일 새벽 기아 니로 전기차에서 또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전날 저녁 충전기를 꽂아 놓은 전기차에 새벽 2~3시경 열폭주가 일어났다. 아파트 지하 4층에 위치했던 충전시설이어서 더 위험했다. 다행히 스프링클러가 작동해 주변으로 번지는 일은 막을 수 있었다.
지난 8월 1일 벤츠 EQE를 시작으로 기아 EV6, 테슬라 모델X, 현대차 아이오닉5 화재에 이어 이은 화재 사건이다. 새벽 3시 아파트 주민 300여명은 대피령에 혼비백산이었다.
서울 영등포구 같은 경우 발빠르게 지하 충전시설의 지상 이전 지자체 지원금 제도를 마련하는 등 구체적 대응도 시작됐다. 눈감고 넘어가기엔 화재 사고가 너무 잦다.
지난 8월 중순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2018~2023년까지 지난 5년 동안 총 115건의 전기차 화재 사고가 발생했으며, 해마다 점차 전기차 사고가 늘고 있다. 판매량이 늘어나는 만큼 화재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8년 3건 △2019년 5건 △2020년 12건 △2021년 15건 △2022년 33건 △2023년 47건에 이어 올해는 10일 현재 26건으로 뚜렷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기차 화재사고 발생시 사고 원인은 크게 고전압배터리 화재가 단연 컸고, 이밖에 차량기타부품이나 외부요인 등으로 나타났다. 사고는 '배터리 충전 중', '주차 중', '주행 중(충돌 포함)' 등 다양한 상황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전기차 화재시 피해 보상을 차주에게 넘기는 분위기여서 불안감은 더 커져가고 있다. 가장 큰 피해를 낳은 벤츠 전기차 화재의 경우 최근 국과수 조사 결과 '외부 충격에 의한 화재'를 원인으로 지적하면서 결국 운전자의 잘못으로 몰아가는 분위기여서 차주들의 분통을 터트리게 했다.
한편 벤츠 EQE의 차주 24명은 벤츠 본사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벤츠 측이 차량에 탑재된 배터리 업체를 속여서 판매한 데다 배터리 결함을 알고도 은폐했다는 이유에서다. 차주들은 "벤츠코리아의 리콜과 사과를 받고 싶다"고 요구했다. 글로벌 각 국가들과 자동차 브랜드들이 당초 전기차 보급 목표치를 잇따라 줄이는 추세에서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닐 것으로 전망된다.
mobility@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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