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 보완' '내부 반발' 전망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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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이 지난달 개최된 제17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
[CWN 김정후 기자] SK이노베이션이 SK온과 SK엔무브의 '합병 후 상장 추진'을 부인했다. 오는 2026년 말 상장을 추진하는 SK온을 SK엔무브로 보완하려는 구상이지만 일각에서는 내부 반발 등 엇박자를 우려하고 있다.
3일 SK이노베이션은 공시를 통해 SK온과 SK엔무브의 합병 추진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향후 관련 사항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안에 재공시할 예정이다.
전날 SK이노베이션이 SK온과 SK엔무브를 합병한 후 상장을 진행한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SK온은 오는 2026년 말 상장을 목표로 제시했는데 견조한 실적을 내고 있는 SK엔무브를 통해 자금을 보완한다는 구상이다.
배터리 업계 진출 이후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온 SK온은 올해도 7조5000억원 규모의 설비 투자가 예정돼 있다. 문제는 역시 자금이다. 지난해 말 기준 SK온의 보유 현금은 3조5000억원가량으로, 설비 투자금에 약 4조원이 못미친다. 이에 최근 스탠다드차타드(SC)를 주관사로 7억달러(약 9400억원)를 조달받는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SK엔무브는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부문 자회사로 지난해 계열사 가운데 가장 높은 999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그룹 내에서도 글로벌 환경 규제에 따른 고급 윤활기유 수요 증가와 액침냉각시장 선점에 힘입어 향후 실적 상승을 기대받고 있다.
이에 자금 측면에서는 합병 후 상장 계획이 무리가 없다는 평가다. 또 회사 간의 시너지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더한다. 일각에서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차용 배터리 등에 사용되는 액침냉각유를 개발하는 SK엔무브가 SK온과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내부 반발에 대한 우려가 걸림돌이다. SK엔무브 직원들은 SK그룹 성과급 제도에 따라 최대 800%의 성과급을 받을 수 있지만 SK온의 경우 0%가 책정됐다. 이와 함께 밸류에이션(기업가치평가)를 적게 받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공시와 더불어 "SK온에 대해서는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방면으로 검토 중이지만 해당 사안에 대해서는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CWN 김정후 기자
kjh2715c@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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