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공고 8일로는 절대 정상적인 인수 가격 계산 불가...알맹이 빼먹기"
"공고기간동안 데이터 요구나 관심있는 접근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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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오후 3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손해보험업종본부 MG손해보험지부가 서울시 금융위원회 앞에 모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 CWN |
[CWN 권이민수 기자] MG손해보험 인수전에 메리츠화재가 깜짝 등장한 가운데, MG손보 노조가 메리츠화재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결사반대하고 나섰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손해보험업종본부 MG손해보험지부는 14일 오후 3시 금융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 직원의 고용 승계와 피와 눈물로 쌓아온 단체협약 승계를 담보할 수 없는 손해보험 동종사인 메리츠화재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정을 전 직원 총력 단결 사즉사의 결의로 결사반대한다"고 선언했다.
지난 8일 금융위원회의 업무위탁을 받아 MG손보의 공개 매각을 진행 중인 예금보험공사는 "지난달 31일부터 진행된 4차 MG손보 재공고 입찰에 3개사가 참여했다"고 밝힌 바 있다.
3개사는 3차 입찰에 참여한 적 있는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데일리파트너스와 미국의 금융 전문 PEF JC플라워 그리고 새롭게 등장한 메리츠화재다.
MG노조 측은 "메리츠화재가 인수에 진정한 뜻이 있었다면 재공고가 아닌 예비입찰부터 관심을 갖고 참여했어야 한다"며 "재공고 8일의 기간으로는 절대 정상적인 인수 가격을 계산할 수 없어 이번 입찰 참여 의도가 매우 불순하다고 의심된다"고 했다.
이들은 메리츠화재가 고용 승계 의무가 없는 계약이전(P&A) 방식으로 MG손보의 보험계약과 우량자산 인수, 예보의 공적자산만 노리고 이번 입찰에 참여했다고 의심 하고 있다.
이기철 전국사무노조 수석 부위원장은 "메리츠화재는 그동안 노동자의 고용을 불안하게 하고 직장에서 쫓아내고 보험 시장을 교란해 왔다"며 "앞으로도 그렇게 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며 일갈했다.
이어 그는 과거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진행했던 금융위를 향해서도 "책임이 누구보다 크다"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 부위원장은 "금융위가 과거에 제대로 심사를 진행했다면 MG손보는 이 더운 날에 여기까지 나오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며 "이번 심사에 있어 메리츠화재와 같이 노동자 알기를 우습게 아는 기업을 제대로 제외하고 배제할 수 있기를 촉구한다"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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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는 김영현(왼쪽), 이병창 전국사무노조 MG손해보험지부 조합원. 사진 = CWN |
김동진 손해보험업종 본부장은 P&A 방식의 입찰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지금의 P&A 방식은 고용승계의 의무가 없다. 계약만 쏙 빼가고 공적자금 받겠다는 심사 아니겠냐"며 "시장 교란하는 양아치 메리츠화재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분노했다. 김 본부장은 "만에 하나 메리츠화재와 우선협상이 진행된다면 죽을 각오로 싸울 것"이라며 "메리츠화재는 지금이라도 입찰을 포기하라"고 경고했다.
배영진 MG손보 지부장은 "이번 입찰 마감을 두고 '매각 청신호나 흥행마감, 극적 반전 등 수많은 언론 기사가 쏟아져 나왔지만 실상은 MG손보 600명의 임직원 목에 서슬 퍼런 칼날이 다가와 있는 상태"라며 "MG손보의 우량자산, 7000억원의 보험계약마진(CSM), 150만명의 계약자, 예보의 5000억원 공적자금 등 실속만 한가득 챙겨 편취하고 77년간 쌓아온 MG의 역사와 600명의 직원은 파묻어버리겠다는 의도를 충분히 읽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배 지부장은 "지난 재공고 8일의 기간 동안 MG손보에 대한 분석을 끝내고 자산과 부채를 정확히 분리해 계산한 뒤 인수기와 공적자금 지원가를 정확히 산정했는지, 입찰 공고문에 제안한 최종 인수제안서를 제출해 우선 협상대상자 검토에 자격을 충족했는지 그 사실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며 "공고 기간동안 메리츠화재는 데이터 요구나 관심있는 접근을 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MG손보는 지난 2022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이후 금융위 등 금융당국 경영관리를 받고 있다. 예보는 금융위 업무위탁을 받아 MG손보 공개매각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달 19일 3차 매각 본입찰을 진행했지만 아무도 참여하지 않아 불발됐다.
CWN 권이민수 기자
minsoo@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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