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회사 넘어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 |
▲조주완 LG전자 CEO가 지난 26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장으로 데뷔 무대를 가졌다. 그는 "주주들에게 직접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는 것은 처음인데 떨리면서도 책임감을 느낀다"며 주주들의 질문에 성심껏 답변해 주목을 받았다. 사진=LG전자 |
[CWN 소미연 기자] LG전자가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제22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조주완 CEO(최고경영자)가 단독 대표이사로서 주총 의장을 맡아 현장을 진행했고 △류재철 H&A사업본부장 △박형세 HE사업본부장 △은석현 VS사업본부장 △장익환 BS사업본부장 △김창태 최고재무책임자(CFO) △이삼수 최고전략책임자(CSO) △김병훈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회사 최고경영진이 참석해 중장기 경영전략을 설명했다.
LG전자가 주주들 앞에서 사업 전략과 비전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 CEO는 "지난 66년 동안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서 성장한 LG전자는 '가전은 역시 LG'라는 명성을 굉장히 자랑스럽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이제 LG전자는 가전 회사라는 부분을 넘어서 차량을 포함한 이동수단, 더 나아가 가상공간까지 고객의 경험을 연결하고 확장해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조 CEO가 제시한 키워드는 '성장', '수익', '기업가치'다. 기회가 큰 B2B(기업 간 거래)에서 성장을 가속화하고, 전 세계 7억대 기기를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서비스 사업을 통해 수익을 확대하며, 유망 신사업을 조기에 육성해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오는 2030년까지 매출 100조원 달성이 목표다. 주목할 부분은 조 CEO가 꼽은 신사업이다. 바로 '전기차 충전기'과 '메타버스'다.
조 CEO는 전기차 충전 시장에 대해 '미래가 확실히 보장되는 영역'이라고 규정했다. 전기차와 충전기의 적정 비율이 4대 1인데, 미국은 17대 1로 여전히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조 CEO는 "LG전자는 전기차 충전 사업 관련 품질, 생산역량, 유지보수, 서비스, 네트워크 등에서 우월성을 갖고 있다"면서 "빠르게 조(兆) 단위 사업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현재 미래 충전 솔루션 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연내 미국과 유럽에서 급속충전기를 출시할 계획이다. 최근 가동한 미국 텍사스 공장에서 175㎾ 급속충전기 양산에 힘쓰고 있다. 하반기엔 350㎾ 초고속 충전기도 만들 방침이다. 유럽 시장에선 충전 인프라 서비스 운영기업(CPO)과 접촉하고 있다.
![]() |
▲조주완 LG전자 CEO는 2030년 매출 100조원과 성장성 7%, 수익성 7%, 기업가치 7배라는 '트리플7'을 달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사진=LG전자 |
메타버스 사업은 빅테크 기업인 메타와 확장현실(XR) 헤드셋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양사의 콘텐츠, 서비스 플랫폼에 이르기까지 보다 미래지향적인 사업의 파트너십 강화를 논의 중이다. 그만큼 기대감도 커졌다. 조 CEO는 메타버스의 성공 요인으로 플랫폼, 콘텐츠, 디바이스를 꼽은 뒤 "우리의 제품 기술과 콘텐츠 역량이 메타의 플랫폼과 합쳐지면 많은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IT(정보기술) 기업과도 협업을 모색 중이다. 메타와 버금가는 글로벌 기업들이 LG전자를 먼저 찾아오고 있다. 조 CEO는 "글로벌 IT기업과 협력이 생성형 AI를 활용한 고객 경험 혁신이나 사업 모델을 만들어내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가상공간 시장 기회를 탐색하고 구체화하는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LG전자는 소통, 알림, 나눔을 앞세운 '열린 주주총회' 콘셉트로 주총을 준비해왔다. 배당기준일 변경, 배당주기 변경, 기본(최소)배당액 설정, 배당성향 상향조정 등의 내용을 담은 3개년(2024~2026사업연도) 신규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며 "주주가치를 지속 높일 수 있도록 대표이사를 포함해 전 구성원이 함께 노력하겠다"고 주주들에게 약속했다. 배당금은 주당 800원에서 최소 1000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안건은 원안대로 승인됐다. 김창태 CFO가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고, 감사위원회 위원인 강수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재선임됐다. 이에 따라 이사회는 사내이사 조 CEO와 김 CFO, 기타비상무이사 권봉석 ㈜LG 대표이사 COO 부회장을 포함해 사외이사 이상구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강 교수, 류충렬 한국공정거래학회 이사, 서승우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로 구성됐다. 이사 보수한도는 8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0억원 낮춰 승인했다.
CWN 소미연 기자
pink2542@cwn.kr
[저작권자ⓒ CWN(CHANGE WITH NEWS).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