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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지난 2월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
[CWN 조승범 기자] 법원이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보석 청구를 받아들였다. 이로써 허 회장은 5개월 만에 석방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됐다. 허 회장은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에게 노조 탈퇴를 종용한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조승우)는 허 회장의 보석을 인용했다. 허 회장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었다. 법원 재판부는 보석 조건으로 △주거 제한 △보석보증금 1억원 △지정 조건 준수를 내걸었다.
지정 조건의 경우 △보석 기간 중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범행과 동종 범행 금지 △공판 출석 의무 △증거인멸 금지 및 사건 관계자들과 변론 관련 사항으로 직·간접적으로 접촉하거나 협의 및 논의 금지 △법정 증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체의 행위 금지한다.
특히 회장 지위를 이용해 ‘보석 기간 중 위 사건 관계자들의 진술 내지 증언의 유불리를 이유로 이들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한 인사를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출국하거나 3일 이상 여행 시 미리 법원에 신고해 허가를 받도록 했다.
허 회장은 지난 2021년 2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민주노총 조합원 570여명을 상대로 노조 탈퇴를 종용하는 등 노조 운영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2021년 5월 인사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에게 낮은 정성평가를 부여해 승진에서 탈락시키는 등 불이익을 준 혐의를 받는다.
또한 한국노총 노조의 조합원 모집 활동을 지원, 약 6주 만에 조합원을 900여명 늘리는 등 한국노총 노조의 조직과 운영에 개입한 혐의도 받는다. 이는 허 회장 측이 민주노총 노조 지회장의 근로자 대표 지위를 상실시키기 위해서라는 의혹이다.
아울러 민주노총 노조가 사측의 부당노동행위를 규탄하고 2018년 이룬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자, 한국노총 노조 측에 회사의 입장을 대변하는 인터뷰를 하고 성명서를 발표하게 한 혐의도 있다.
허 회장 측은 재판 과정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허 회장 변호인은 “근로자를 대표하는 노조 와해 공작을 추진해 노동3권을 형해화하고 노사 자치를 파괴한 사안이 아니다”며 “2021년 소수노조의 불법시위에 대응하며 일부 과도한 대응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허 회장 측은 한 차례 보석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한 바 있다. 그 뒤 황재복 SPC대표의 보석이 인용되자 두 번째 보석을 청구했다.
허 회장 측은 두 번째 보석 심문에서 황 대표에 대한 증인신문 절차가 마무리됐기 때문에 그를 회유하는 등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75세 고령으로 5개월 넘게 구금 생활을 하고 있다며 보석 인용을 호소했다.
CWN 조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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