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해결할 상속세만 700억, 사모펀드에 지분 매각 유력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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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속세 해결, 경영 정상화 등에 매진 중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왼쪽)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사진=뉴시스 |
[CWN 손현석 기자] 한미약품그룹의 오너 일가가 ‘경영권 분쟁 갈등’을 딛고 상속세 등 현안 해결에 뜻을 모으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그룹 경영권을 장악한 장·차남 임종윤·임종훈 형제를 중심으로 한 지분 일부 매각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이미 몇몇 글로벌 사모펀드(PEF)가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등 구체적인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미 오너가이자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대주주 4인(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은 ‘합심’해 상속세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는 의지 표명과 함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취득 및 배당도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미 오너가는 지난 2020년 창업주인 고(故) 임성기 선대 회장의 타계 이후 부과된 5400억원 상당의 상속세 중에서 절반 가량만 납부했다. 앞서 ‘모녀’ 송 회장·임 부회장이 OCI그룹과의 통합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 했으나,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반대 전선’을 규합해 경영권을 쟁취한 ‘형제’ 임 사내이사·임 대표에 의해 저지당했다.
일단 700억원 규모의 올해 상속세 납부분이 연말까지 연장돼 한숨을 돌린 상태다. 그간 상속세 납부에 주식담보대출이 활용된 만큼 관련 주담대 총액이 4000억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는 새 한미사이언스 주가가 3만원대로 떨어지면서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 우려까지 대두됐고, 이는 ‘합심’의 결정적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임 사내이사와 임 대표는 지분 매각과 투자금 유치를 위한 자문사 선정에 집중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여기에 덧붙여 신규 투자사와 공동 경영을 논하는 방안 등도 고려 중이라고 전해졌는데, 베인캐피털 등이 그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베인캐피털은 휴젤, 클래시스, 에스티유니타스 등에 잇따라 투자해 존재감을 드러낸 글로벌 PEF다.
이처럼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각각 12.40%, 8.42% 보유 중인 임 사내이사와 임 대표의 지분 매각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어느 정도의 규모가 될지가 관건인데, 송 회장(12.85%)과 임 부회장(7.46%)도 참여 여부 또한 관심사이긴 하다. 물론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상속세 재원 마련에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에 이들 ‘모녀’도 동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한미 오너 일가의 지분 매각을 두고 많은 관측이 제기돼왔으나, 이렇게 구체적으로 언급된 것은 처음 아닌가 싶다”면서 “상속세 납부에 다른 대안책은 마땅히 없어 보인다. 어느 선까지 팔지 모르겠지만 지분 매각은 조만간 수면위로 떠오를 것”이라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CWN 손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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