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원대 재산분할 청구에 귀추 주목…'변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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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두 사람의 이혼소송 항소심 결론이 내달 30일 나온다. 사진=뉴시스 |
[CWN 소미연 기자] 최태원 SK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2라운드가 막바지에 돌입했다. 지난 16일 항소심 마지막 변론을 끝내면서 법원 판결만 남겨둔 상태다. 재판부는 선고 기일을 내달 30일로 지정했다. 이제 한 달여 남았다. 그간 총력전을 펼쳐온 양측은 숨고루기에 들어갔다.
물론 여론전을 병행할 가능성도 있다. 노 관장은 1심에서 사실상 패소한 뒤 "남의 가정을 깬 사람은 벌을 받아야 한다"며 적극적으로 판을 키워왔다. 최 회장의 동거녀 김희영 티앤씨재단 대표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소송은 최 회장의 트리거가 됐다. '정당한 법적절차'를 통한 '원만한 해결'을 위해 낮은 자세를 유지해 온 최 회장이 "사실을 왜곡하고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전면전을 불사했다.
실제 최 회장은 항소심 과정에서 열린 두 차례 공판 모두 법정에 나왔다. 이혼소송은 당사자의 법정 출석 의무가 없다. 그럼에도 최 회장은 지난달 12일 첫 변론기일에 이어 이달 16일 마지막 변론기일에 모습을 드러냈다. 취재진의 질문엔 말을 아끼면서도 "잘하고 나오겠다"며 각오를 내비쳤다. 노 관장도 모두 출석했다. 이에 따라 두 사람은 2018년 1월 16일 1심 조정기일 이후 6년여 만에 법정에서 마주했다.
재계의 관심은 천문학적인 재산분할이다. 노 관장은 당초 위자료 3억원과 함께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 50%(약 650만주)의 재산분할을 청구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가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로 현금 665억원만 인용하자 항소를 결정하고, 청구취지액을 2조30억원으로 증액하는 내용의 변경신청서를 냈다. 위자료를 30억원으로 올리고, 1조원으로 추산됐던 주식의 절반을 현금 2조원으로 바꾼 것이다.
항소심 결과에 따라 최 회장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재판부가 노 관장의 손을 들어줄 경우 최 회장이 이혼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리거나 팔게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최 회장의 가정사 문제가 자칫 그룹 경영권까지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오너 리스크'로 불린다. 앞서 최 회장은 10여년 가까이 계속된 이혼 이슈로 "국민들께 송구하다"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다만 재계에선 항소심 재판부가 1심과 같은 판결을 내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최 회장이 선대회장으로부터 증여·상속받은 주식의 성격(특유재산 여부), 노 관장의 재산 증식 기여도에 대한 1심 해석을 뒤집을 변수가 없었다는 게 재계의 공통된 판단이다. 여기에 경영 혼란을 고려한 법원의 보수적 관점이 견지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노 관장은 마지막 변론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비록 잃어버린 시간과 가정을 되돌릴 순 없겠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가정의 가치와 사회 정의가 설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변호사들이 다 이야기했다"는 답변으로 취재진의 질문을 갈음했다.
CWN 소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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