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사 하반기 실적 수혜에 셈법 복잡, 판매량 추이 관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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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6 프로·프로맥스사진=애플 |
[CWN 소미연 기자] 애플이 아이폰16 시리즈를 공개했다. 종류는 6.1인치형 기본 모델을 비롯해 플러스(6.7인치형), 프로(6.3인치형), 프로맥스(6.9인치형) 등 4가지로 구성됐다. 주목할 점은 이번 신제품에 적용된 새 운영체제 iOS18에 '애플 인텔리전스'가 탑재됐다는 것이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애플이 자체 개발한 AI 시스템이다. 사실상 애플의 첫 AI폰으로, 시장 경쟁에 합류한 셈이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아이폰16 시리즈는 처음부터 애플 인텔리전스를 위해 설계됐다"며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강조했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미온적이다. 올해 1월 세계 최초 AI폰 시대를 연 삼성전자의 갤럭시S24 시리즈를 뛰어넘을 만한 혁신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게 업계 공통된 평가다. 더욱이 애플 인텔리전스 정식 발표가 내달로 연기되면서 불확실성을 높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AI 개발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아이폰16 시리즈를 구매하더라도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은 당장 이용할 수 없다. 오는 10월 영어 시험 버전부터 적용되고, 중국어·프랑스어 등 다른 언어 지원은 내년 예정이다. 한국어 지원 시점은 미정이다.
이에 따라 애플에 우호적인 현지 언론에서조차 인색한 평가를 내놨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사옥에서 진행된 애플의 신제품 공개 행사 이후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발표에서 놀라운 일은 거의 없었다"고 아쉬움을 표했고, 워싱턴포스트는 "애플이 이렇게 미완성된 제품을 출시한 적이 또 있었을까 싶을 정도"라며 혹평했다.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 만큼 아이폰16 시리즈의 판매가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이로써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갤럭시S24 출시 효과는 물론 AI폰의 선도적 지위를 이어가는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내 부품사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하반기 실적 개선 요인 중 하나로 애플 신제품 출시를 꼽았으나, 기기 교체 수요가 급증하는 '슈퍼사이클'을 기대하기 어려워지면서 셈법이 복잡해졌다. 다만 충성 고객들의 교체 수요, 전작과 같은 수준의 가격 책정 등이 흥행을 견인할 것이란 기대감이 여전해 향후 판매량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증권가에선 아이폰16 시리즈 출하 목표량을 최소 8000만대에서 최대 9000만대 수준으로 잡았다.
애플 공급사로 알려진 국내 부품사는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삼성전기 등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는 삼성D와 LGD는 아이폰16 시리즈용 OLED 패널을 8대 4 비중으로 납품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D는 모든 모델에, LGD는 고급형인 프로·프로맥스 모델에 쓰일 것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카메라모듈과 적층세라믹콘덴서(MLCC)/패키지기판은 각각 LG이노텍, 삼성전기가 공급한다. 여기서 애플 신제품 출시 및 성적에 가장 민감한 곳은 LG이노텍이다. 전체 매출 가운데 애플향 부품 비중이 8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CWN 소미연 기자
pink2542@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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