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부터 배터리까지 풀 라인업 구축…"차체 빼고 다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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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은 LG전자를 중심으로 전장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LG전자 VS사업본부는 부품 공급 업체에 머무르지 않고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제안을 통해 고객 가치를 실현하는 혁신 파트너로 거듭나고 있다. 사진=LG전자 |
[CWN 소미연 기자] LG그룹이 전장 사업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자동차 부품 사업을 하는 주요 계열사들이 한 달 새 메르세데스 벤츠, 현대자동차를 방문하며 국내외로 빠르게 보폭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LG전자·LG디스플레이·LG이노텍 등 회사 최고 경영진이 지난달 중순 독일을 찾아 벤츠 측 경영진과 전략적 협력 방안을 모색한데 이어 이달 현대차 경기 화성 남양연구소에 LG전자, LG이노텍의 관련 사업부 및 경영진이 차례로 방문해 양사 간 협력을 타진한다는 게 15일 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LG는 현대차를 고객사로 확보하는 데 힘쏟고 있다. 전장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선 안방 사수가 불가피한 게 사실이다. 전기차(EV) 수요 둔화, 애플의 자율주행 프로젝트 중단 등으로 전장 시장 위축 가능성이 제기되며 사업 추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만큼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시장 추이와 상관 없이 EV 시대 대비를 위한 투자를 지속할 방침이다. 올해 중대형 EV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글로벌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실제 LG 전장 계열사와 현대차의 협력 확대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달 남양연구소에서 진행된 LG전자의 비공개 '테크 데이'가 현대차 초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주엔 LG이노텍에서 남양연구소 방문이 예정된 것으로 업계는 파악한다. LG에겐 기회다. LG전자의 무료 광고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FAST) 채널인 'LG채널'과 LG디스플레이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가 현대차에 공급하는 부품 전부다.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진전을 위한 현대차로서도 전장 파트너 확대를 노릴 수 있다.
전장 사업은 LG가 신사업으로 집중 육성해 온 대표 분야다. 구광모 회장은 그룹의 상징성을 가졌던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하는 대신 전장 사업을 계열사 맏형격인 LG전자의 미래 사업으로 전면에 내세웠다. 이후 인포테인먼트(LG전자), 파워트레인(LG마그나), 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카메라·통신 모듈(LG이노텍), 배터리(LG에너지솔루션) 등 전장 부품부터 배터리까지 전기차 풀 라인업을 구축했다. '차체 빼고 다 만든다'는 업계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최근엔 전기차 충전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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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계열사 사장단이 지난 3월 12일(현지시각) 독일 슈투트가르트 소재 메르세데스 벤츠 본사를 방문해 올라 칼레니우스 회장 등 경영진과 만났다. 사진=올라 칼레니우스 벤츠 회장 SNS |
LG전자는 VS사업본부(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자회사 ZKW(차량용 조명 시스템), 글로벌 자동차부품사 마그나와 설립한 합작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전기차 파워트레인)을 삼각편대로 전장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VS사업본부는 차별화 제품 확대, 소프트웨어 역량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ZKW는 독일 레하우 오토모티브와 함께 조명과 센서 등 전장 부품과 외장재를 통합한 '지능형 차량 전면부' 개발에 나선다. LG마그나는 중국, 멕시코, 헝가리 등으로 생산거점을 확대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도 전장 사업을 뒷받침하고 있다. 두 회사는 스마트폰에서 전장으로 영역을 확대해 각각 차량용 OLED와 차량용 카메라모듈을 양산 중이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양산 4년 만에 글로벌 프리미엄 완성차 브랜드 10곳을 고객사로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현대차도 2024년형 제네시스 GV80 부분 변경 모델에 27인치 파노라믹 차량용 OLED 패널 탑재를 결정하면서 첫 공급망으로 LG디스플레이를 선택했다.
LG이노텍은 차량용 조명 모듈 '넥슬라이드'로 유명하다.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 120개 차종 전·후방 램프에 적용될 만큼 시장 영향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엔 자율주행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용 센싱 솔루션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CES 2024'를 통해 ADAS용 카메라 모듈·라이다·레이더 등이 탑재된 미래차 목업(Mock-up·시제품 제작·확인 단계)을 진행하고, 2027년 양산 목표로 개발 중인 ADAS용 고성능 히팅 카메라 모듈을 공개한 바 있다.
CWN 소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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